'보험' 명칭을 둘러싼 보험회사와 농협 간 소송에서 농협이 또다시 승리를 거뒀다. 서울고등법원 민사 5부(조용호 부장판사)는 14일 삼성생명 등 19개 보험사가 "공제 상품의 명칭에 '보험'이란 용어를 쓰지 말라"며 농협을 상대로 낸 부정경쟁행위 금지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그대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보험이라는 용어는 '보험업법상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라는 의미 외에 우체국보험 농작물재해보험의 사례와 같이 국영보험이나 유사보험을 포괄하는 의미로도 사용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농협은 보험이라는 용어를 공제 상품과 관련하여 사용했을 뿐 상호 명으로 쓰지는 않았으므로 보험 회사만 보험 명칭을 쓸 수 있도록 한 보험업법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농협은 2003년 5월부터 '종신보험''건강보험' 등의 명칭을 붙인 공제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보험업계와 갈등을 빚어왔다. 보험사들은 "금융감독원의 감독을 받지 않는 농협이 보험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