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아이디어 선물로 지점장 사기를 올려주려는 은행장들 간 경쟁이 뜨겁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지난 1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 컨벤션 센터에서 임원 및 부점장급 이상 1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06년 전국 영업점장 전략회의'에서 지점장들에게 고급볼펜을 선물했다. 연초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영업본부장들에게 '죽을 각오로 싸워 영업대전에 승리하라'는 메시지가 담긴 조그만 칼이 든 지휘봉을 선물했는데,강정원 행장의 볼펜 선물은 이에 대한 상징적인 대응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펜이 칼보다 강하다는 의미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검투사와 같은 강렬한 리더십을 가진 황 행장과 부드럽고 온유한 리더십을 가진 강 행장의 스타일 차이가 선물에서도 그대로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기업은행의 강권석 행장은 지난 3일 2006년 전진대회에서 전 지점장들에게 20만원대의 내비게이션을 선물했다. 강권석 행장은 "새로 부임한 지점장들이 거래처와의 약속장소를 못 찾아 업무에 차질을 주면 안 된다는 생각에 다소 비싸지만 내비게이션을 선물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발로 뛰는 현장경영 스타일이 반영된 선물인 셈이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이달 초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직원 자녀 300여명 앞으로 연필 공책 풀 가위 필통 등 각종 학용품이 담긴 라면박스 반 크기 만한 종이박스를 우편으로 보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