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1000만명을 돌파한 이준익 감독의 영화 '왕의 남자'는 한국영화 사상 최고의 수익율을 기록할 전망이다.


'실미도'(관객 1108만명 동원)와 '태극기 휘날리며'(1174만명)도 관객을 1000만명 이상 끌어들였지만 '왕의 남자'의 총제작비는 이들 영화의 2분의1 내지 3분의 1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할인료 등을 감안해 평균 입장료를 6000원으로 산정 할 때 '왕의 남자' 총 입장료 수입은 600억원. 이 중 극장측 몫(50%)인 300억원을 제외한 투자 제작사측의 흥행수입은 300억원에 달한다. 수출 로열티,비디오와 DVD판권,방송판권 등 부가판권수입 30억원(예상치)을 합친 총 수입은 330억원으로 추정된다. 여기에서 총 제작비 60억원을 빼면 순수익은 270억원 정도다. 이에 따라 순수익에서 총 제작비를 나눈 수익률은 무려 450%에 달한다.


이는 '실미도'의 수익률 256%,'태극기 휘날리며'의 106%에 비해 2~4배가량 높은 것이다. '실미도'의 총 제작비는 110억원,'태극기 휘날리며'의 총 제작비는 190억원이어서 '왕의 남자'에 비해 수익률이 크게 낮아졌다. '실미도'의 경우 흥행수입 332억원에 부가판권수입이 60억원이었고,'태극기 휘날리며'는 흥행수입 352억원,부가판권수입 40억원이어서 총 수익 규모는 각 392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왕의 남자' 순수익 270억원은 6 대 4의 비율로 투자사와 제작사측이 나눠갖게 된다. 시네마서비스와 CJ엔터테인먼트 충무로펀드 등 투자사측이 162억원,씨네월드와 이글픽쳐스 등 제작사측이 108억원을 각각 가져간다. 특히 이준익 감독이 대표로 있는 씨네월드측은 108억원의 절반인 54억원을 챙길 전망이다.


'왕의 남자'가 '실미도'나 '태극기 휘날리며'에 비해 투입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었던 것은 액션영화가 아니어서 실제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은 데다 톱스타를 기용하지 않아 개런티도 적었기 때문이다. 물론 출연배우들에게 흥행 성적에 따른 보너스는 주어질 예정이지만 흥행 후 스타들에게 흔히 제공돼 왔던 러닝개런티 계약은 하지 않았다.


대신 출연배우들은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광고출연 계약이 쇄도하고 있다. 여장남자로 급부상한 이준기는 의류업체 등과 7억원 상당의 계약을 했고 추가광고도 협상 중이다. 감우성과 유해진도 보험회사 광고에 출연계약을 마쳤다.


'왕의 남자'가 한국경제에 미친 효과는 직접적인 흥행수입보다 훨씬 크다. 한국은행이 '태극기 휘날리며'의 경제 파급효과를 1500억원 정도로 예상했던 것을 감안하면 '왕의 남자' 생산유발액도 최소한 15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직접적인 제작·배급 뿐 아니라 필름 등 영화 관련 전후방 산업에서 재화와 서비스의 고용과 생산을 창출하기 때문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