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단행된 롯데그룹 사장단 인사와 관련,한국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연관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텔롯데의 지분이 적은 계열사 대표들이 대부분 교체된 반면 비교적 많은 지분을 가진 계열사의 사령탑은 대부분 유임됐기 때문이다. 이번에 사령탑이 교체된 식품계열사 중 롯데리아(20%)를 제외한 롯데제과(3.21%),롯데칠성음료(5.83%),롯데삼강(8.60%) 등은 호텔롯데 소유지분 비율이 낮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반면 롯데쇼핑(13.49%),호남석유화학(13.64%),롯데물산(29.62%),롯데건설(43.23%) 등의 대표이사는 건재를 과시했다. 호텔롯데의 지분은 일본롯데 계열사들이 나눠갖고 있다. 호텔롯데의 제1대 주주는 일본의 ㈜롯데(19.21%)이며 역시 일본에 본사를 둔 롯데물류주식회사(15.75%)와 롯데데이터센터(10.48%)가 각각 2,3대 주주로 올라 있다. 나머지 지분도 모두 일본법인들이 소유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호텔롯데는 사실상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의 소유나 다름없다. 일본롯데 역시 신격호 회장의 영향력 아래 있지만,신 회장이 일본롯데는 장남인 신동주 부사장에게 맡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일본롯데=신동주 부사장'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의 차남이자 신 부사장의 동생인 신동빈 부회장이 한국롯데를 맡고 있지만 호텔롯데를 비롯한 유관 계열사는 잠재적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 영향권에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이번 인사에서 신 일본롯데 부사장의 보호막이 얇은 계열사는 인사태풍에 휩쓸린 반면 두터운 보호막 아래 있는 주력 계열사는 안전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에 대표가 경질된 롯데제과,롯데삼강,롯데칠성음료 등은 신 부회장의 지분이 형인 신 일본롯데 부사장보다 많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철저히 실적을 근거로 한 인사였다"며 "호텔 지분이 적은 계열사 대표가 유독 많이 바뀐 건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호텔롯데 이사진에는 신격호 회장과 신영자 롯데쇼핑 총괄 부사장,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신동립 호텔롯데 부사장 등이 등재돼 있지만 신동빈 부회장은 빠져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