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실 한국 좋은 기억 많지 않아" 미식축구 슈퍼볼의 MVP에 오른 한국계 하인스 워드 선수의 어머니 김영희씨(59)는 9일 "아들이 오래전부터 한국 방문을 재촉하고 있다"며 곧 한국을 방문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날 애틀랜타 근교 맥도너 자택에서 국내 언론사들과 가진 공동인터뷰에서 "30년 동안 한국을 한 번도 방문하지 못한 아들은 그동안 한국에 함께 가자고 계속 재촉해왔지만 내가 선뜻 응하지 않아 방한이 늦춰져왔다"며 "정확한 일정이 잡히진 않았지만 곧 한국에 가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아들이 한국 음식을 아주 좋아하고 붓글씨 액자와 한국 공예품 등을 인터넷으로 주문해 집안을 꾸며놓을 정도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터뷰가 이뤄진 김씨의 자택에는 워드 선수가 인터넷을 통해 한국에서 직접 주문했다는 '壽' '安' '和' '盛'이란 한자 아래 'peace', 'prosperity' 등의 영어 설명이 붓글씨로 함께 쓰인 액자와 '傳家禮樂'이라고 쓴 족자가 걸려 있었다. 또 워드 선수가 주문했다는 종이로 접은 색동저고리와 기러기 목각, 소형 문갑, 도자기 등이 곳곳에 진열돼 있어 여느 한국 가정보다도 훨씬 더 한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김씨는 아들이 "어렸을 때 시간이 없어 자주 만들어준 수제비를 좋아해 지금도 한 번에 두 대접은 먹어야 한다"며 "미역국을 빼고는 한국음식을 다 좋아한다"고 전했다. 김씨는 "요즘에도 아들 생일이면 갈비를 만들어준다"며 "우리 애는 깎두기를 특히 좋아하고, 콩나물과 어묵무침 없는 음식은 1류로 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그러나 "나로서는 그다지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이 많지 않아 선뜻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다"며 1998년 국내 모 방송사의 초청으로 이뤄진 방한 당시의 나쁜 기억이 있었음을 설명했다. 김씨는 이날 인터뷰에서도 아들에 대한 애정과 염려를 동시에 표현하면서 "내 생애 마지막 소망은 그저 우리 애들이 알뜰하게 잘 사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씨는 "아들 수입이 크지만 돈을 많이 벌면 그 만큼 많이 쓰게 마련"이라며 평생 실천해온 절약정신을 강조했다. 김씨는 또 자신이 평생을 강하게 살아왔다며 "미국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아들 일정이 하도 바빠 지난해 추수감사절 이후 얼굴을 보지 못했다며 미국 방송 출연을 위해 뉴욕에 머물고 있는 아들이 이날 전화를 해와 "곧 찾아뵐테니 함께 식사하러 가시자고 했다"고 전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