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왕의 남자'가 11일 1천만 관객을 돌파한다.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에 이은 세번째 대기록이다. 이 시점에서 과연 그 기록을 믿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공신력 있는 집계 기관이 아니라 개별 배급사가 발표하는 수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영화인들은 "요즘 세상에 관객 숫자를 어떻게 속이나"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요즘도 경쟁이 치열한 경우 관객 집계에 대한 시비가 간혹 일기도 하지만 그 오차 범위는 크지 않다. CJ엔터테인먼트의 이상무 과장은 "발표 수치가 실제보다 적으면 적었지 많지는 않다. 특히 서울의 경우는 극장의 95%가 전산화돼 있어 거의 그날의 스코어를 그날 받아보고 있다. 일부 지방의 경우만 좀 더딜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간혹 배급사별 발표 수치가 다른 경우는 회사마다 허용하는 오차범위가 다르기 때문인데, 그럴 때 배급사 입장에서 좀더 유리한 쪽으로 해석할 수는 있지만 실제와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1천만 관객 돌파 신문 광고를 준비 중인 '왕의 남자'의 투자ㆍ배급사 시네마서비스도 "1천만 관객을 정확히 돌파한 후에야 신문 광고를 내보낼 수 있어 11일 돌파해도 광고는 13일께나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월9일 현재 영화진흥위원회가 운영 중인 통합전산망에는 189개 영화관, 1천308개 스크린이 등록돼 있다. 전체 전산화영화관이 1천551개 스크린이니 가입률은 84%. 이로 인해 9일 낮 12시10분 현재 '왕의 남자'의 누적 관객 수는 790만8천73명, '투사부일체'는 427만474명으로 나왔다. 각기 배급사가 발표한 수치보다는 130~200만명 적다. 하지만 전체 상영관을 집계한 수치가 아닌 만큼 배급사의 발표 수치가 더 높게 나온다고 시비를 걸 일은 아니다. 한편 요즘 들어서는 이 같은 관객 수에 근거한 한국의 박스오피스 집계 방식 자체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미국 등의 경우 관객 수가 아니라 극장 수입에 근거해 박스오피스를 집계하기 때문. 이상무 과장은 "각종 할인 혜택 등이 있어 입장료가 일괄적이지 않기 때문에 사실 관객 수보다는 총 수입이 의미가 있다. 입장료를 7천원이라 했을 때 1천만명이 든다고 700억원의 수입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니, 미국처럼 총 수입으로 영화의 흥행성을 따지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