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업체들이 수입 원·부자재 공동구매 사업을 통해 원가 절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환율이 급락했는데도 기존 원·부자재 수입 업체들이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않자 직접 수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금형조합(이사장 김동섭)은 최근 일본산 코어특수강재를 공동구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일본산 코어특수강재를 필요로 하는 10여개 플라스틱금형 수출업체들의 요구로 수입 원자재를 공동구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이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박순황 건우정공 대표는 "원·엔 환율 하락으로 일본으로 수출하는 금형 제품의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일본산 수입 원자재 가격은 요지부동이어서 채산성이 악화하고 있다"며 "원자재 수입 업체들이 환율 상승분은 즉시 가격에 반영하면서도 하락분은 좀체로 반영시키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 대표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수출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금형조합과 함께 수입 원자재를 공동구매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시장보다 10% 이상 싸게 원자재를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물용 선철을 포스코로부터 공동 구매해온 주물조합(이사장 서병문)은 조합원사들의 요청으로 올 들어 후란수지 경화규소철 등의 부자재를 수입해 주물업체들에 공급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조합 관계자는 "각종 부자재를 중간 유통 마진 없이 최소한의 수수료만 받고 업체들에 공급한다"며 "종전보다 13%가량 싼 가격에 제공해 환율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주물 수출 업체들의 원가 절감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동 구매 사업을 시작한 이후 기존 원자재 수입 업체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하하는 효과도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공구조합(이사장 최용식)은 해외 원자재 공급 업체로부터 다이아몬드·초경합금 공구 등에 쓰이는 코발트·철 분말과 텅스텐 카바이드 등을 공동으로 구매해 조합원사들에 공급하고 있다. 나상호 조합 전무는 "지난해 2000만달러 규모의 원·부자재를 공동으로 구매해 업체들이 10% 이상의 원가절감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나 전무는 "환율 하락분을 원자재가격에 가감없이 반영시켜 채산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조합원사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공동구매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