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화성시를 가로지르는 322번 지방도로.편도 2차로에 철근과 시멘트 등 공장 건설용 자재를 실은 화물차들이 쉴 새 없이 오간다.

도로변은 ◆◆개발 등의 간판을 내건 공인중개업소들이 점거하다시피 했다.

중개업소마다 유리창에 '공장부지 매매'라는 광고 문안을 큼지막하게 붙여놓고 있다.

최근 2~3년 새 '중소기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는 화성의 모습이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자고 일어나면 공장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동탄면,팔탄면 등지에는 지금도 공장 부지를 찾는 중소기업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공장설립관리정보망(FEMIS)' 통계에 따르면 작년 1~9월 중 화성에는 301개의 공장이 새로 들어섰다.

하루 평균 1.1개 꼴로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많은 숫자다.

화성에 이처럼 공장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다는 한 전자부품 업체 사장은 "우리가 납품하는 거래처가 수도권에 있는데 어떻게 다른 지역으로 가겠나"라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의 수도권 선호 현상은 통계로도 잘 나타난다. 작년 1~9월 중 전국의 공장 수는 4323개 늘어났는데 이 중 50.4%(2180개)가 서울(198개) 인천(350개) 경기(1632개) 등 수도권에 들어섰다.

공장 지방 이전에 따른 여러가지 혜택에도 불구하고 기업들로서는 협력사와 납품처가 인근에 있고 인력도 풍부한 수도권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특히 화성의 경우엔 "한강을 끼고 있거나 휴전선 인근에 있어 수질 보호,군사시설 보호 등의 제약을 받는 다른 지역에 비해 공장 허가를 받기가 훨씬 쉽다는 이점이 있다"(식품첨가물 업체 D사의 박모 사장)는 것이다.

화성은 또 경부고속도로와 서해안고속도로를 이용하기 편리하고 평택항이 가까이 있다는 물류상의 메리트도 갖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같은 공장 러시의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너무 빠른 속도로 공장이 늘어난 데 따른 인프라 부족이 그것이다.

이와 관련,산단공 관계자는 "화성 지역이 공장 입지로서 여러 장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칫 난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며 "보다 체계적인 개발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현지 기자 n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