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계 사람들] 최태영 남서울CC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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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서울CC는 서울 도심에서 워낙 가까운 데다 자주 라운드해도 질리지 않는 코스로 인해 골퍼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1971년 개장한 남서울CC는 최근 5년간 코스나 운영에서 많이 변했다.
코스를 새롭게 고친 것은 물론 진행 시간이 빨라졌고 캐디의 서비스도 좋아졌다.
현재는 클럽하우스를 리모델링하고 있다.
이 모든 변화가 2001년 최태영 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최 사장은 남서울CC가 개장할 때 입사해 지금까지 이 골프장을 지키고 있는 '터줏대감'이다.
누구보다 골프장을 잘 알고 직원들을 잘 이해한다.
"사장이 된 날 저녁 제 '영정' 사진을 찍었습니다. 분에 넘치는 자리에 앉게 돼 우쭐해지기보다는 더욱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겠다는 마음에서였지요."
그리고 캐디를 포함한 직원들과 함께 산에 올랐다.
그 때까지 남서울CC는 오래 된 골프장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문제점들을 안고 있었다.
캐디들이 억세고 직원들의 친절도가 다른 골프장에 비해 떨어졌다.
진행도 매끄럽지 못해 라운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최 사장은 산행을 하면서 진심으로 이들의 도움을 구했다.
어떤 캐디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남서울CC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진행이 원활해진 것은 물론 캐디를 포함한 직원들의 서비스가 좋아졌다.
"사장이 된 후 캐디들에게 칭찬만 했습니다. 제게 꾸중을 들은 캐디는 단 한 명도 없지요. 그만큼 그들이 적극적으로 최고 골프장을 만들어 보자고 노력한 것이죠.그런 캐디를 둔 저는 참으로 행운아입니다."
최 사장이 35년 된 남서울CC의 제4대 사장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그동안의 사장들이 모두 장수해 왔다.
'오너' 마음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골프장 사장의 '운명'을 생각할 때 유례 없는 전통이다.
최 사장은 "저와 함께 1971년 입사한 4명의 코스관리부 직원들이 정년 퇴직하고 난 뒤 지금도 일하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그가 남서울CC를 경영하면서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골프장은 자연스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자연을 그대로 살린 골프장이 최고의 골프장이지요. 그런 골프장에는 매번 가도 싫증이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연을 배우기 위해 산에 자주 갑니다."
남서울CC는 5년 전 4000만원에 불과하던 회원권 값이 요즘엔 2억5000만원 이상에 거래되고 있다.
최 사장 취임 후 무려 6배가 뛴 셈이다.
최근 판교신도시 개발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는 골프장 특성상 '휴일 근무'가 생활화돼 있다.
"78년 결혼했는데 이듬해 1년간 딱 이틀을 쉬었더군요. 남들 쉴 때 일해야 한다는 것이 골프장 근무하는 사람들로서는 가장 힘들지만 고객들의 칭찬을 받을 때는 힘든 것을 잊게 됩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