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의 공모가가 40만원으로 결정되면서 신세계[004170]와 현대백화점[069960]이 급등하고 있다. 31일 신세계는 52만2천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운 뒤 오전 11시30분 현재 지난 주말보다 1만2천원(2.41%) 오른 50만9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신세계가 50만원을 돌파한 것은 1985년 8월 상장 이후 처음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이날 10만9천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27일 현대백화점은 2002년 11월 상장 이후 처음으로 종가 기준 10만원을 돌파했다. 이 시각 현재 5천500원(5.45%) 오른 10만6천500원으로 닷새째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각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50만원과 10만원의 벽을 돌파한 것은 롯데쇼핑의 공모가가 40만원에 달한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신세계는 50만원을 눈앞에 두고 약 2개월 동안 45만~49만원대에서 횡보세를 나타냈으며 현대백화점도 8만원, 9만원대를 돌파할 때와는 달리 10만원대를 쉽게 뛰어넘지 못했다. 미래에셋증권 하상민 애널리스트는 "`설 대목 장사를 잘했다'는 기대감도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최근 강세는 무엇보다 롯데쇼핑의 공모가 영향"이라며 "시가총액 괴리를 메우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화증권 오승택 애널리스트 역시 "실적 등의 다른 펀더멘털 요인에 변화가 없다"면서 "지방 백화점의 주가 상승 탄력이 미미한데 반해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이 급등하는 것은 경쟁 체제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는 롯데쇼핑의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27일 롯데쇼핑의 주당 공모가는 40만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롯데쇼핑의 시가총액은 11조4천억원에 달해 신세계(9조5천997억원), 현대백화점(2조2천622억원)의 시가총액을 앞서게 됐다. 전문가들은 롯데쇼핑의 상장이 이뤄질 때까지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동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롯데쇼핑의 공모가 수준에 대한 논란이 있고, 신세계와 현대백화점도 사상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높은 주가 수준을 나타내고 있어 향후 실적에 따라 주가 흐름이 극명히 엇갈릴 것으로 내다봤다. 오 애널리스트는 "상장까지는 롯데쇼핑 공모에 따른 효과를 누릴 것"이라며 "그러나 실적에 비해 주가 상승 속도가 빨랐던 만큼 2월말께 실적이 높은 주가를 뒷받침해주지 못한다면 주가는 이내 조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곽세연 기자 ksye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