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버스가 작년 여객기 수주량에서 최대 라이벌인 보잉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이로써 2001년 이후 5년 연속 수주량 1위를 기록했다. 에어버스는 작년 11월까지만 해도 수주량이 687대에 불과했으나 12월 수주계약이 크게 늘어나면서 작년 한 해 총 1055대의 여객기를 주문받았다고 발표했다. 1002대를 수주한 보잉에 비해 53대 많은 기록이다. 에어버스는 납품량에서도 보잉을 앞섰다. 에어버스는 작년 사상 최고치인 378대를 납품,전년에 비해 납품량이 18% 늘었다. 보잉은 작년 가을 파업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290대를 공급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보잉은 수주량에서 밀렸지만 매출에선 에어버스를 따돌렸다. 에어버스의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은 작년 45%를 차지한 데 반해 보잉은 51%로 우위를 점했다. 에어버스는 가운데 복도가 하나인 소형 여객기를 주로 공급한 반면 보잉은 대형 여객기 판매 비중이 높았기 때문이다. 에어버스 최고경영자인 구스타프 험버트는 "보잉에 뒤처졌던 대형 여객기 시장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해 올해 300인승 A340 신형 기종에 집중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또 "경쟁력 있는 모델을 생산하기 위해 필요하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강조했다. 양사의 작년 수주량 2057대는 사상 최대 규모이다. 이전 기록이었던 1989년의 1631대를 훌쩍 뛰어넘은 실적이다. 고유가란 난관에도 불구,2001년 9·11 테러 사태 이후 계속돼온 항공기 산업의 불경기를 극복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항공사들의 수요는 약세를 보인 반면 인도 중국 중동 등지에서 주문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항공산업이 뒤처져 있던 인도에서 관련 규제를 풀면서 주문이 급증했다. 인도 항공사들은 지난해 250대 이상을 주문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