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업계의 '패자(覇者)'로 군림해온 이마트가 후발 주자들의 거센 도전으로 고전하고 있다.


지난 13년 동안 쌓아올린 '할인점 천리장성'이 위협받고 있는 것.충주지역에선 2004년 홈플러스의 진출 이후 고전을 거듭한 끝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의 협공을 받고 있는 구미지역에서도 작년 말 매출 3위로 전락했다.


◆추월당하는 이마트


할인점 간 끊임없는 영토 확장으로 전선이 확대되면서 수성에 급급해지는 점포가 늘고 있다.


경쟁자보다 앞서 지역에 진출,수년간 누려왔던 선점효과가 신형 무기(매장 면적 확대,서비스 강화)를 장착한 후발 업체들의 강력한 도전으로 인해 반감되고 있는 것.


할인점 간 초접전지역에 진출해 있는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각 점포의 작년 한 해 월 매출실적(임대매장 제외) 교환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마트는 부천점,대구 성서점,경북 구미점,충주점,청주점 등지에서 이미 홈플러스와 롯데마트에 추월당했다.


초접전지역은 경쟁 점포 간 거리가 2km 이내로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상권.


지난달 열흘 간격으로 500m 이내에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진출한 구미에서 이마트 구미점은 매출이 3위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청주에선 작년 홈플러스가 개점 2년 만에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반면 이마트는 700억원대에 그쳤다.


충주지역에선 최근 2년 동안 롯데마트의 매출이 이마트를 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경쟁사들의 신규 점포는 이마트보다 매장 면적이 넓은 곳이 많고 개장을 기념해 길게는 1년 동안 집중적으로 각종 할인·기획행사를 벌인다"며 "치열한 경쟁에 미리 대비해온 만큼 매출 역전현상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늘어나는 초접전지역


현재 '빅3' 간 물고 물리는 초접전지역은 서울역,경기 안산,경북 구미,충북 충주 등 16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이마트와 경쟁 업체 간 월평균 매출이 10억~20억원 정도의 격차로 줄어든 초접전지역도 일산 수지 양주 목포점 등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2001년 개장 당시 두 배가량(60억원) 차이가 벌어졌던 롯데마트 주엽점과 이마트 일산점의 월평균 매출은 작년에는 2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2002년 문을 연 롯데마트와 이마트 목포점도 40억원에 이르던 월평균 매출 격차가 작년엔 20억원으로 좁혀졌다.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올해 새로 선보일 점포는 모두 40여개.현재 국내에 79개,중국에 4개 등 83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이마트는 올해 국내 12개,중국에 3개의 신규 점포 확장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달 들어 제주 서귀포점과 마산점을 연 데 이어 앞으로 14개 점포를 더 낸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도 부산 울산 등지에서 12개 점포를 준비하고 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