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악재냐, 실적 호재냐."


이번주 개막될 2005년 4분기'어닝시즌(실적발표)'을 앞두고 주식시장에선 원·달러 환율하락이라는 악재와 기업실적 호전이라는 호재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지난주엔 환율급락의 충격을 딛고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지만 9일에는 원·달러 환율이 980선 아래로 떨어지자 지수도 조정을 받았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아직까지 환율이 예상밖의 큰 폭으로 추가 하락하지 않는 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환율하락 "악재만은 아니다"=환율하락(원화강세)이 잠재적 부담요인임엔 틀림없지만 결국엔 '기업의 수익전망과 적정가치 대비 저평가여부'가 증시의 최종적인 변수라는 주장이다.


김세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한국 증시는 여전히 가치대비 싼맛이 존재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재평가가 가능하다"며 "지수가 1550선에 도달해 싼맛이 없어지면 이때부터 기업수익 증가율만큼 주가가 오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에 따라 환율보다는 4분기 실적에 관심을 두는 대형 우량주 중심의 대응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조용현 하나증권 연구위원도 "과거 원화강세 국면에서 수출증가율과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며 "원화강세는 수출경기 둔화를 의미하지 않으며 내수경기에 긍정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악재로 인식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적호전주 중심 차별화장세 예상=시장의 관심은 이번주 12일 LG필립스LCD 포스코,13일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4분기 실적 발표에 쏠려 있다.


특히 4분기 실적과 함께 회사측이 제시하는 올해 실적 전망에 대한 시장반응이 향후 주가의 방향을 결정할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정보제공업체인 Fn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7.69% 상승한 2조4168억원에 이르고 올 1분기에도 2조5794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전력과 LG필립스LCD는 4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실적 전망에 따른 주가차별화 현상이 예상된다"며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 정보기술(IT) 업체들의 경우 흑자전환 또는 높은 이익증가율이 예상돼 추가 상승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빠른 원화절상으로 인해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이익전망 변경 여부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이라며 "이익 추정치가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상승하는 업종은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