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시장이 온라인·오프라인 간 영역 파괴 열풍 속에서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백화점은 고급화,할인점은 점포 확대라는 상반되는 전략으로 새로운 입지를 모색하고 있고 온라인시장에서는 홈쇼핑업계의 독주에 개인 간 거래(C2C)의 장(場)으로 자리를 굳힌 오픈마켓업계의 추격이 거세다.


온·오프라인 가릴 것 없이 전문화를 통해 소비시장의 '블루 오션'을 창출하려는 경쟁도 치열하다.


올 유통업계에서 예상되는 판도 변화를 세 차례에 나눠 미리 짚어본다.


옥션 G마켓 등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오픈마켓)는 올 한 해 예견되는 '유통 빅뱅'의 중심에 서 있다.


이들의 사업모델 및 성장 속도는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에도 초미의 관심사다.


오픈마켓의 최강자인 옥션의 지난해 총 거래 규모는 1조9000억여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4년(1조2000억원)보다 58% 이상 성장했다.


옥션의 경쟁자로 떠오른 G마켓도 지난해 총 거래액이 1조원을 돌파,인터파크의 사내 벤처로 출범한 지 불과 5년여 만에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G마켓은 전년(2224억원) 대비 신장률이 380%에 달한다.


오프라인 유통업체 중 단일 매장으론 '№1'인 롯데백화점 서울 본점의 지난해 총 매출액은 1조1500억여원 남짓.한뼘의 매장도 없이 직원 수가 200~300여명 수준에 불과한 옥션 G마켓 등이 2만5000여평의 큼직한 매장과 수천명의 직원을 거느린 백화점 매출을 압도하거나 근접하고 있는 것.


◆달아오른 오픈마켓시장


인터넷업계의 눈과 귀는 온통 옥션과 G마켓의 선두 경쟁에 쏠려 있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옥션이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며 독주하던 양상이었다.


그러나 하반기부터 G마켓이 공격마케팅을 선보이며 옥션을 맹추격하기 시작했다.


지난 4일 현재 전자상거래 순위정보 사이트인 랭키(Rankey)닷컴에 따르면 오픈마켓 점유율은 옥션과 G마켓이 각각 46.97%와 35.05%를 차지하는 양강체제로 바뀌었다.


3,4위 업체인 다음온켓과 GS이스토어 등 후발 주자는 시장점유율이 아직은 각각 7.21%와 6.63%에 불과하지만,몇 년 전 옥션 등이 보여준 것 이상의 성장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밖에 홈쇼핑,인터넷 쇼핑몰 등 기존 유통업체들은 물론 정보ㆍ기술(IT)에 기반을 둔 업체들까지 속속 오픈마켓시장에 가세할 태세다.


올 상반기 진출계획을 밝힌 CJ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을 비롯 인터넷 포털 업체 NHN과 KT,SK 등 IT기반 대기업들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오픈마켓을 둘러싼 각축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온라인시장 '패권'이 바뀐다


오픈마켓은 사고 파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모여 거래하는 개인 간 거래(C2C) 형식의 '온라인 장터'다.


다수 판매자 간 철저한 '완전경쟁'을 지향하다 보니 가격이나 제품 구색 등 경쟁력에서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형식의 인터넷 종합쇼핑몰을 압도한다.


최근 오픈마켓 시장이 급팽창하는 이유다.


오픈마켓은 2003년 7800억원 규모에서 2004년 1조4800억원,2005년에는 3조원으로 팽창 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올해는 5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전체 전자상거래시장에서 차지하는 오픈마켓 비중이 2003년 11.1%에서 2004년에는 32.4%,올해는 46.3%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픈마켓을 둘러싼 선·후발 업체 간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지만 '승부'는 이미 갈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사이트 인지도를 바탕으로 사고 파는 사람이 많을수록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오픈마켓시장은 어느 분야보다 승자독식(winer-takes-all)법칙이 통용되는 곳.서버 구축,안전거래시스템 등 고정비는 물론 회원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도 '빈 독에 물 붓기'처럼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옥션의 자체 비용 산정 방식에 따르면 회원 1명을 새로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비용은 평균 100여만원에 달한다.


후발 업체들이 오픈마켓 진입을 만만하게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