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화 KOTRA 사장은 신년사에서 "우리나라에 1조달러 무역시대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고 있다"며 "차분하지만 성큼성큼 큰걸음으로 우리의 청사진을 달성해 나가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최근 2년간의 수출 호조를 앞으로도 지속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수출 기업들을 측면에서 지원하는 KOTRA부터 먼저 '신발끈'을 고쳐 맬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 사장은 이미 지난해 4월 취임 직후부터 과감한 조직 혁신 방안을 내놓았다. '벨트(BELT) 사업'으로 명명된 해외무역관 신사업 전략이 대표적이다. 벨트 사업이란 해외 73개국에 주재하고 있는 101개 무역관을 지역 특성에 따라 10개 특화산업 전담 무역관군(群)으로 재편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 개별적이고 단편적으로 현지 조사와 마케팅을 추진하는 데서 오는 효율성 저하를 보완하겠다는 구상이다. 10개 특화산업이란 자동차 정보통신 문화콘텐츠 플랜트 섬유 기계 환경 의료 농수산식품 광산업 등으로 구성된다. 각 무역관이 어떤 벨트에 묶일지는 소재 지역의 특화 산업이 무엇인지에 따라 결정된다. 예컨대 섬유산업은 로스앤젤레스(LA) 자카르타 밀라노 베이징 등 섬유산업 관련 무역관이 하나로 뭉쳐 지원하게 된다. 이 같은 벨트 사업을 통해 각 해외무역관들은 획일적이고 백화점식의 사업 수행에서 탈피해 현지 여건에 가장 부합하는 특화 사업을 중점 수행함으로써 업계 및 유관 기관들에 대한 효율적인 지원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KOTRA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본사-국내외 무역관' 간의 글로벌 네트워킹 체제가 구축됨으로써 시너지 효과가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예를 들어 세계 섬유 쿼터가 철폐됐을 경우 섬유벨트 소속 무역관들이 고객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섬유쿼터 철폐에 따른 대안을 제시하는 식이다. KOTRA는 또 지난해 기존의 '순혈주의'를 과감히 타파하기 위한 대대적인 조직 및 기능 개편을 단행했다. 소위 KOTRA 출신 인재 양성 방식을 탈피해 개방형 인사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를 위해 거시산업 경제와 국제 통상,중국경제 분야의 박사급 전문 인력 5명을 공개 채용해 정보조사본부에 배치했다. KOTRA는 이 밖에 직장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와 만족감이 업무효율 향상에 필수적이라는 판단하에 2004년부터 '훌륭한 일터(Great Work Place) 만들기 운동'을 추진,한국경제신문사와 엘테크신뢰경영 연구소가 주최한 '2005년 대한민국 훌륭한 일터'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