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이 진행 중인 동아건설 1,2대 채권자 자산관리공사(KAMCO)와 골드만삭스가 회사를 살리기로 결정한 1차적 이유는 청산보다 매각 및 법정관리가 채권 회수에 유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KAMCO는 채권회수 극대화는 물론 죽어가는 회사를 회생시킴으로써 기업 구조조정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회생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동아건설 인수를 추진하는 업체는 포스코건설 동양건설산업 등 7~8개사로 동아건설이란 브랜드와 원전 건설 기술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KAMCO와 골드만삭스의 합의 당초 동아건설 회생 아이디어를 낸 쪽은 골드만삭스로 알려져 있다. 작년 1월 외환은행 등 은행권이 매각한 채권을 사들여 최대 채권자가 된 골드만삭스가 8월께 담보 채권을 90% 이상 갖고 있는 KAMCO에 법정관리 전환을 제의한 것이다. 동아건설이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대한통운에 양도,우발채무 위험이 사라짐에 따라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업체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KAMCO는 당시 진로 채권 매입으로 상당한 차익을 올린 골드만삭스에 대한 비판적 여론 부담감과 함께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거부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황이 반전된 것은 지난해 9월 무렵이다. KAMCO는 동아건설 회생을 통해 얻는 이득이 더 많다는 최종 결론을 내리고 골드만삭스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KAMCO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비용의 상당 부분을 골드만삭스가 부담해 줄 것을 요구했다는 전언이다. 이 같은 KAMCO의 안을 놓고 양측은 약 석 달간의 협상 끝에 작년 말 법정관리를 통한 회생에 최종 합의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KAMCO는 MOU 체결 직후 법원에 이를 보고,긍정적 답변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생 방식은 동아건설 회생은 사전정리계획안(prepackaged) 제출 방식에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대부분 부도 난 회사들은 일단 법정관리 결정이 내려지면 관리인이 정리계획안을 인가받아 회생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구조조정 등을 거친 후 회사가 일정한 궤도에 들어서면 매각 절차를 밟는다. 하지만 동아는 사정이 다르다. 채권단 관계자는 "동아는 파산이 진행 중이어서 사전에 인수자를 찾고 정리계획안을 만들어 법원의 허가를 받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확실한 회생 계획이 없으면 파산을 선고한 법원이 이를 뒤집을 가능성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AMCO는 1월 중 회계법인을 선임,동아건설을 실사한 후 인수 의사를 밝힌 업체 등을 대상으로 인수 의향서를 제출받고 2~3월께 입찰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후 다른 채권자들과의 협의 및 채무 확정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상반기 중 법정관리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