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을 며칠 앞두고 미국경기 전망과 관련해 수익률 곡선의 평준화,즉 장단기금리차의 축소문제를 놓고 또다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6월 이후 미국의 연방기금금리는 3.25%포인트 인상됐으나 장기금리의 대표격인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오히려 0.21%포인트 하락했다.


이 때문에 장단기금리차가 3.59%포인트에서 0.13%포인트로 축소돼 지금은 수익률 곡선(yield curve)이 평준화된 상태다.


기대가설에 따르면 장단기금리차가 축소될 경우 경기침체와 이에 따른 주가하락 가능성이 커진다.


장단기금리차와 경기침체 확률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자료에 근거해 보면 지난해 6월에는 미국경기 침체 가능성이 전혀 없었으나 최근에는 20%로 높아졌다.


중요한 것은 장단기금리차가 얼마나 경기예측력이 높은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 문제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장단기금리차가 축소되는 것이 금리정책에 대한 기대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에 의한 것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만약 금리정책에 대한 기대 때문이라면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최근에 장단기금리차가 축소되는 것은 주로 채권수급상의 변화에 기인한다.


지난해 6월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대규모 경상수지흑자로 조성된 세계적인 과잉저축으로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규모가 늘고 있다.


반면 2005 회계연도에는 경기호조로 조세수입이 증가해 재정적자가 1000억달러 정도 개선됨에 따라 국채발행이 크게 축소됐다.


이 때문에 미국 채권시장에는 만기가 긴 국채일수록 수요초과 현상이 나타나면서 수익률이 하향 안정됐다.


채권수급 요인과 함께 미국 통화정책의 신뢰성이 제고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낮게 유지되고 채권투자의 위험요인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장기금리가 하향 안정되는 요인이다.


기대가설에 따르면 장기금리는 기대인플레이션율과 위험요인의 합이다.


이 밖에 장단기금리차와 같은 금융지표들은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본질적인 한계 때문에 경기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금융지표는 실물경제에 시차를 갖고 영향을 주는 데다 지표 자체의 변동성이 심하고 시차가 불규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근 들어 장단기금리차가 축소되는 것이 앞으로 미국경기가 둔화되고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오히려 컨퍼런스 보드 등은 경기선행지표를 작성할 때 낮은 장기금리가 기업의 투자를 촉진시킨다는 의미에서 경기회복과 주가상승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어 주목된다.


장단기금리차가 축소되는 현상은 미국뿐 아니라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그런 만큼 통화당국은 경기와 주가를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장단기금리차 이외의 새로운 지표를 개발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