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수 2005년 논문 고의조작] 서울대 조사 남은 의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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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2005년 '사이언스'지 논문이 인위적인 조작으로 드러난 가운데 줄기세포 DNA 조사 결과가 최종적으로 황 교수팀의 원천기술 보유 여부를 판가름할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적어도 원천 기술은 보유하고 있다'와 '배아줄기세포 자체가 완전 가짜다'라는 논란은 결론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
◆DNA 검사에 달렸다=서울대 조사위원회는 황 교수팀에서 냉동 보관 중이던 줄기세포주 9종과 배양 중이던 줄기세포주 9종의 DNA 지문 검사를 맡겨 놓고 있다.
여기에는 황 교수가 '원천 기술'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초기 단계의 동결보존 줄기세포 5개도 포함돼 있다.
검증 결과 모두 가짜로 판명 나면 황 교수의 2005년 환자맞춤형 복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사실상 허위가 된다.
연구 성과를 입증할 줄기세포가 현 시점에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황 교수에 따르면 이미 복제 배아줄기세포로 알려졌던 2,3,4,8,10,11번 줄기세포 6개는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배아줄기세포인 것으로 드러난 상태다.
따라서 황 교수팀은 줄기세포 배양 초기 단계에 동결 보존한 5개의 검증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교수팀 주변 관계자는 "연구진들이 이 5개 줄기세포 검증 결과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몇 개라도 진짜라면 이를 통해 원천 기술을 검증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배반포에서 갓 추출된 것으로 알려진 이 5개를 완전한 줄기세포로 볼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따라서 설령 DNA 검사 결과가 좋게 나오더라도 원천 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사 결과는 다음 주 중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원천 논문은=조사위원회는 지난해 사이언스지에 실린 1번 줄기세포에 대해서도 DNA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논문 데이터도 검증할 계획이다.
이 줄기세포는 세계 최초의 복제 배아줄기세포로 기록돼 있다.
따라서 1번이 가짜로 드러나면 황 교수는 논문을 철회당함은 물론이고 '세계 최초'라는 과학적 명예마저도 잃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진짜로 밝혀지면 황 교수는 인간 복제 배아줄기세포에 관한 원천 기술을 입증받을 수 있다.
◆'스너피'도 조사=황 교수는 지난 8월 세계 최초의 복제 개인 스너피 연구 결과를 영국 과학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당시 한 장 분량의 짧은 뉴스로 소개됐기 때문에 자세한 연구 과정은 소개되지 않았다.
따라서 최근 네이처를 비롯 국내외 연구자들은 스너피가 복제견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검증을 요구해 왔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이에 따라 스너피에 대해서도 연구 자료를 검증할 계획이며 이미 수의대측은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을 위해 샘플을 미국에 보낸 상태다.
◆'바꿔치기' 의혹은=황 교수는 지난 22일 복제 배아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로 바꿔치기 당했다며 검찰의 수사를 요청했다.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일단 황 교수로부터 의혹을 받고 있는 김선종 미 피츠버그대 연구원을 면담할 계획이다.
그러나 엇갈린 주장을 펴고 있는 황 교수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김 연구원과의 면담으로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