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32인치 PDP TV "출시할까 말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30인치대 시장을 LCD TV에 전부 내줄 수도 없고…."
LG전자가 국내 전자업체 중 처음으로 32인치 PDP TV를 개발해 놓고도 출시 여부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22일 "최근 구미 PDP공장에서 32인치 PDP TV 시제품을 개발했다"며 "그러나 LCD TV가격 하락속도가 워낙 빠르고 슬림 브라운관 TV에 대한 악영향도 있어 최종 출시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LG전자가 개발한 32인치 PDP TV는 HD급보다 한단계 낮은 SD급이긴 하나 출시할 경우 가격은 기존 디지털TV보다 저렴한 150만원대를 예상하고 있다.
국내 전자 업체가 30인치급 PDP TV를 개발하기는 LG전자가 처음이다.
◆LCD 및 슬림TV와 30인치 시장에서 맞짱?
LG전자가 개발한 32인치 PDP TV는 4:3 비율의 SD급 제품.기술적 한계 때문에 평면 TV에 주로 적용되는 16:9 화면 대신 브라운관 TV 화면비율을 택했다.
LG전자는 부가 기능을 최소화해서 150만원대의 대중형 가격으로 30인치 시장을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현재 130만원대인 슬림TV보다는 다소 비싸지만 250만원대인 LCD에 비해서는 최대 100만원가량 싼 가격이다.
하지만 32인치 PDP TV 출시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버티고 있다.
먼저 LCD TV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어 32인치 PDP TV 완제품 출시 때까지 현재와 같은 격차를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40인치대 기준으로 올초 인치당 12만원 선이던 LCD TV가격은 최근 10만원 선까지 떨어지면서 인치당 9만원 선인 PDP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혀가고 있다.
또 다른 걸림돌은 슬림TV. 32인치 PDP TV출시가 브라운관 슬림TV 패널을 만드는 LG필립스디스플레이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LG전자의 완제품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술적 문제를 떠나 32인치 PDP TV가 가져다 줄 이득과 LCD 및 슬림 TV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시를 결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PDP TV의 역발상 성공할까?
LG전자의 32인치 PDP TV는 그동안 'PDP=40인치 이상'이라는 디스플레이 업계의 공식을 깨는 역발상적인 접근이다.
LCD는 작은 사이즈를 만들기가 쉽고 PDP는 40인치 이상의 대형 생산이 용이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국내 PDP TV 업체들은 한때 내놓았던 37인치,40인치까지 철수시키고 42인치 이상의 대형 사이즈에 주력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근의 시장 상황은 40인치 이상보다는 30인치대 시장의 파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전 세계 PDP TV 시장 규모가 150만대인 데 반해 4분기 기준으로 30인치대 LCD 시장은 2배가 넘는 333만대에 달한다.
PDP TV 진영에서는 40인치 이상만 고집할 수 없게 된 셈이다.
30인치대 시장에 대한 공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32인치 PDP TV의 개발은 그동안 기술적 한계와 낮은 생산성 때문에 엄두를 못냈던 30인치대 시장에 대한 PDP 업계의 새로운 도전"이라며 "하지만 품질과 함께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출시여부의 최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