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속 200m 이상 깊이에 있는 극(極)청정수인 해양심층수와 이를 활용한 간장,두부,화장품,술,음료 등의 제품이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에 첫 선을 보일 전망이다. 21일 해양수산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순당 동원F&B 두산 샘표식품 애경산업 등 해양부로부터 해양심층수 실용화 연구기업으로 선정된 8개 업체는 시제품 제작을 마치고,이날 강원도 고성에서 열린 해양심층수연구센터 개소식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시제품은 국순당의 증류주를 비롯 △애경산업의 화장품 △샘표식품의 간장 △동원F&B의 생수 및 녹차음료 △현대약품의 이온음료 △강릉초당두부의 두부 △두산주류BG의 청주 △대학촌(경북과학대의 학내 기업)의 발효음료 등이다. 해양심층수는 남극,북극 등 극 지방의 빙하가 녹아 생성된 물로 바닷속 200∼4000m 사이에 고여 있다. 바다 표면의 표층수 온도보다 20℃ 이상 낮은 2∼6℃ 사이를 유지하고 있어 병원균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의 한 잠수조사선이 심층수 해역인 1540m까지 침몰됐다가 1년 뒤 인양됐으나,배 안에 승무원이 먹다 남은 식품이 전혀 썩지 않았을 정도로 청정한 물이다. 또 미네랄 등 무기염류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는 것도 심층수의 매력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강원도 고성,속초,강릉과 울릉도 앞바다 등이 경제성이 있는 해양심층수 해역으로 꼽힌다. 관련 업체들도 해양심층수의 이 같은 특징에 주목하고 있다. 샘표식품 관계자는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일반 물에 비해 식품의 발효,숙성이 무척 빨라지는 장점도 있다"며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도를 감안할 때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경산업의 경우 해양심층수의 보습 및 항(抗)염증 기능에 착안해 여드름 전용 화장품에 이를 적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실험 결과 여드름 개선 효과가 기존 제품보다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해양심층수의 상품화가 활발한 일본의 경우 생수,맥주,음료,소금,화장품,두부 등에 걸쳐 1000여종의 관련 상품이 나와 있다. 시장 규모도 2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근 국내에서 수입·판매되고 있는 일본산 해양심층수 혼합음료인 '마린 워터'는 국산 음료나 생수에 비해 무려 15∼30배나 비싼 병당 5000∼1만5000원에 팔리고 있다. 내년 말부터 국내 제품이 출시될 경우 가격은 일반 제품에 비해 2∼4배가량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해양부로부터 해양심층수 개발 면허를 받은 개발업자들이 취수를 위해 설비 투자를 해야 하고,이를 제품에 활용하려는 업체들은 개발업자로부터 해양심층수를 구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연영진 해양부 해양개발과장은 "관련 법의 국회 통과와 법률 발효,개발 면허 발급 및 설비투자 등을 감안하면 내년 말이나 2007년 초부터 관련 제품의 양산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일본 중국 등으로 수출 가능성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성민·이방실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