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주 가운데 시가총액 1위인 유한양행이 지난 88년 이후 외환위기 때 한차례만 빼고 매년 주주배당 차원에서 무상증자를 실시하고 있어 화제다. 이 회사는 전 주주를 대상으로 올해 5% 무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외환위기 때인 지난 97년 한 해를 제외하곤 지난 88년 이후 올해까지 18년째 매년 5∼10%씩 무상증자를 해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87년 이 회사 주식 1000주(당시 주가 1만3000원)를 갖고 있던 투자자는 무상증자를 통해서만 1800주를 받게 됐고 총 보유주식 수가 2803주로 늘게 됐다. 현재 주가가 17만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주식 평가액이 1300만원에서 4억7600만원으로 급증했다. 여기에다 이 회사는 무상증자와 별도로 지난 1962년 상장 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현금배당도 실시 중이다. 올해도 지난해 수준(보통주 1000원,우선주 1050원)의 현금배당을 검토 중이다. 현금배당액을 합한 누적수익률은 40배 이상으로 매년 평균 23%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회사 관계자는 "주주가치를 중시하는 경영 방침에 따라 매년 현금배당과 함께 무상 증자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배당이 가능한 것은 이익이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주주우선 경영정책 덕분으로 풀이된다. 실제 유한양행 실적은 영업이익이 11년 연속 사상 최대를 경신할 정도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유한양행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614억원으로 지난해(484억원)보다 26.8% 급증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혜린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영업이 호조를 보이는 가운데 유한킴벌리 등 자회사의 지분법 평가이익도 급증하고 있다"며 "위궤양 치료제 신약인 레바넥스 등의 판매가 본격화되는 만큼 영업 부문의 성장성이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한킴벌리 등 자회사들의 실적이 지속적으로 호전되고 있어 내년에도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증권은 '매수' 의견과 함께 6개월 목표주가로 22만원을 제시했다. CJ투자증권 정재원 연구원도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20%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신약 효과에다 공장이전으로 법인세 감면 혜택을 받게 된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목표주가로는 23만원을 제시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