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0야드짜리 홀에서 세컨드샷 거리가 100야드 남았으니 드라이버샷이 280야드 나갔다." "어제 300야드를 날려 롱기스트를 먹었어." 이런 말을 들어보지 않은 골퍼는 없을 것이다.


아마추어 골퍼가 드라이버샷을 300야드 날렸다는 말을 믿을 수 있을까.


미국 골프매거진이 소속 100대 교습가한테 '골퍼들이 말하는 거리를 믿을만한가'라고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96%가 '과장된 것'이라고 말했다.


게리 위렌같은 교습가는 "300야드 날린다고 말하는 사람은 실제로는 약 265야드 날린다고 보면 된다"고 단언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말하는 거리는 10% 이상이 '거품'이라는 것.국내 아마추어 골프계의 '강호' 박영응씨(56)는 "단번에 270야드를 날리는 골퍼가 있으면 언제든지 '내기'를 할 용의가 있다"고까지 말한다.


◆…아마추어 '장타자'들의 거리(캐리+런)가 정확한 것인지,과장된 것인지 프로들의 통계를 통해 비춰보자.프로들의 경우 매 라운드 방향이 다른 두 홀에서 잰 거리를 평균한 것이므로 실제보다 다소 적게 나올 수 있으나 오차 범위를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올해 미국PGA투어에서 평균 300야드 이상을 날린 선수는 26명이다.


타이거 우즈는 평균 316.1야드를 날려 드라이빙 랭킹 2위를 기록했다.


최경주는 평균 288.8야드로 이 부문 98위에 랭크됐다.


최경주보다 볼을 더 멀리 날리는 국내 아마추어 골퍼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미국LPGA투어의 톱랭커들도 예상 밖으로 거리가 많이 나가지 않는다.


아니카 소렌스탐은 올해 평균 263.0야드,박지은은 256.5야드를 각각 날렸다.


일본골프투어에서 장타자에 속하는 양용은은 평균 292.3야드였고 김종덕은 285.8야드,허석호는 277.5야드다.


국내 남자프로골퍼 중 손꼽히는 장타자인 박노석도 285야드 정도다.


요컨대 프로들도 300야드를 넘기는 일은 극히 드물다는 것을 통계로 알수 있다.


◆…그렇다면 아마추어들이 300야드 운운하는 일은 어디에 근거를 둔 것인가.


첫째 부정확한 측정 때문이다.


아마추어들은 대개 홀까지 남은 거리를 보고 드라이버샷 거리를 역산한다.


예컨대 380야드짜리 파4홀에서 어프로치샷 거리가 100야드 남았다면 드라이버샷이 280야드 나갔다고 단정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380야드는 챔피언티 기준 거리일 수도 있고,그날 따라 티잉그라운드가 앞으로 나와있을 수도 있다.


이 방식에 의한 거리계산은 정확한 측정이 아니라는 뜻이다.


둘째 겨울철 땅이 얼어있는 상태에서,내리막 홀에 뒷바람까지 불때,어쩌다 한 번 잘 맞은 샷을 갖고 그것이 마치 자신의 '평균치'인양 말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것은 평균치가 아니라 '우발적 최고치'다.


결론은 아마추어들은 남자의 경우 250∼260야드,여자의 경우 210∼220야드만 날려도 '클럽챔피언급 장타자' 소리를 들을 만한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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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년 주요 프로골프투어에서 평균 300야드이상 날린 선수 숫자 >


투어 (숫자)


-미국 내션와이드 (43)

-미국 PGA (26)

-유럽 PGA (10)

-일본 골프투어 (2)

-미국 챔피언스 (1)

-미국 LPGA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