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코스닥시장에 속속 입성하고 있다.


최근 들어 다국적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와 영국의 3대 은행 중 하나인 바클레이즈의 자회사가 각각 코스닥시장에 투자했다.


세계적 헤지펀드인 갬(GAM)과 제네시스 펀드 등도 코스닥시장에 뛰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상장 기업의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는 등 코스닥시장이 질적으로 달라진 데 따른 것"이라며 "이들 외국계 투자자가 황우석 교수의 줄기세포 파문으로 촉발된 조정 장세의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코스닥,외국계 펀드 각축장으로 변신


코스닥시장이 외국계 펀드들의 각축장으로 변한 것은 하반기 들어서다.


상승률이 세계 성장주 시장 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들어 코스닥시장에 새로 얼굴을 내민 외국계 펀드만도 벌써 5곳에 이른다.


지난 15일에 모건스탠리UK그룹의 자회사인 모건스탠리 컴퍼니 인터내셔널이 파인디앤씨 지분 5.17%를 장내에서 매수하며 시장에 입성했다.


또 일본계 펀드인 아폴로인베스트먼트가 최근 제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호스텍글로벌 지분 11.15%를 취득했으며,제네시스 펀드는 아이디스인선이엔티 지분 6%가량을 각각 장내에서 사들였다.


바클레이즈은행의 100% 자회사인 바클레이즈 캐피털 세큐리티스는 디엠테크놀로지 지분 대차거래를 통해 이 회사 주식 8.93%를 확보했다.


지난달에는 케이맨군도에 위치한 드로브리지글로벌 펀드가 케이엘테크 지분을,갬(GAP) 홍콩 리미티드는 호스텍글로벌 지분을 각각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국내 시장에 첫 발을 내딛는 것이다.


올초까지만 해도 유가증권시장을 주무대로 활동하던 외국계 펀드들이 코스닥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힌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처럼 처음부터 코스닥시장에 입성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 펀드 외에 올해 코스닥시장에는 올림퍼스그린홀딩스(케이맨군도),픽텟에셋(룩셈부르크),APS그로스펀드(아일랜드),노스웨스턴뮤추얼생명보험(미국) 등 총 20여곳의 해외 펀드가 새로 들어왔다.


◆달라진 코스닥시장 위상


이에 대해 증권업계는 코스닥시장의 달라진 위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풀이하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1~2년 전까지만 해도 해외 금융회사들은 코스닥시장을 정규 시장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했다"며 "하지만 상장 기업의 ROE(자기자본이익률) 등이 급격히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자 코스닥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효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코스닥은 미국의 나스닥,일본 자스닥과 함께 세계 3대 성장주 시장의 하나로 자리잡았다"며 "이는 영국 테크마크,싱가포르 세스닥,대만 타이스탁 등 적지 않은 성장주 시장이 유명무실해진 데 비춰보면 놀라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들 외국계 펀드 대부분은 중장기 투자를 표방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성향이 아직 확실치는 않아 관련 종목 투자에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