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임무상씨가 21일부터 내년 1월4일까지 서울 강남구 일원동 밀알미술관(02-3412-0061)에서 개인전을 연다. 주제는 '곡선유희'. 그는 한지에 먹과 채색으로 곡선만 고집스럽게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회에서도 "곡선유희는 원융의 미이면서 자연회귀를 의미한다"며 "자연에는 직선이 없다"는 그의 철학을 보여준다. 그에게 곡선은 아름다움의 근원이자 그림의 화두며 공동체 의식이기도 하다. 한지 위에 먹으로 그린 곡선은 서로 줄기를 걸치고 있는 풀이나 상형문자를 닮은 모습으로 형상화돼 있다. 흙벽에 난 창호지 문처럼 아득한 느낌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초가집이나 백자 같은 후덕한 품의 부조작품을 앉힌 '린(隣)' 연작도 계속 선보인다. 거북등처럼 두리뭉실하게 휘어진 초가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작품에서는 어미와 아이,연인끼리 포옹하는 느낌의 조형미학까지 우러난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