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우리가 진짜 토종"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황영기 우리은행장이 토종은행으로서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찾아야 한다며 '토종은행론'을 주창하고 나섰다.
특히 정부와 공공기관 등에 대해선 유일한 토종은행인 우리은행과 거래하도록 설득할 것을 주문했다.
황 행장은 12일 월례조회를 통해 "토종은행이라는 것은 한국사람이 과반수의 지분을 갖고 있고 한국인이 경영하는 은행"이라며 "다른 은행은 한국인이 경영하지만 지분 대부분을 외국인이 갖고 있다"고 말해 우리은행이 사실상 유일한 토종은행임을 강조했다.
그는 "간단히 설명하자면 동창회 계좌 수수료를 낸다고 한다면 우리은행은 88%가 우리나라에 이익이 돌아가지만 다른 은행은 85%가 외국으로 돌아간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과 거래하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그는 "특히 같은 (정부)주주를 갖고 있는 공공기관이 우리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과 거래를 한다면 '외국계 은행과 거래하지 마시고 우리와 거래하십시오' 해야 한다"며 "토종은행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적극 찾을 것"을 당부했다.
황 행장은 또 "본부 조직을 과감히 슬림화해 상당수 본부 직원을 영업현장으로 내보내는 한편 영업본부장이 현장의 중심에서 활동하도록 권한과 기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혀 조만간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황 행장의 토종은행론에 대해 다른 은행들은 즉각 '발끈'하고 나섰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예보)가 지분 80%를 갖고 있는 우리은행은 토종은행이라기보다는 국책은행으로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 외국계 은행 관계자는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내·외국계 은행 편 가르기는 전근대적인 발상"이라며 "더욱이 국민 정서에 호소하는 영업전략은 국내 금융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