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과 승무원 110명을 태운 나이지리아 국내선 여객기가 10일 남부도시 포트 하코트에 추락, 103명이 사망했다고 나이지리아 항공당국이 밝혔다. 수십명의 중.고교생이 탑승한 민영 소솔리소 항공 소속의 DC-9 여객기는 수도 아부자를 출발, 오후 2시께(현지시간) 악천후 속에서 포트 하코트 공항에 착륙을 시도하던 도중 추락했다. 탑승객 가운데 7명은 구조됐다. 사고 원인은 즉각 규명되지 않았으나 나이지리아 민간항공국은 착륙 당시 공항에 뇌우가 심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사고 항공기가 활주로에 접근할 때 번개가 치고 있었다면서 기체가 충격으로 세 동강이 난 뒤 곧바로 화염에 휩싸였다고 전했다. 민간항공국의 샘 아두로그보예 대변인은 사고 직후 구조대가 긴급 출동, 활주로에 나뒹굴고 있는 시신들 사이에서 `숨을 쉬고 있던' 7명을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이들이 승무원인지 일반 탑승객인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고현장을 찾은 현지의 한 고위 관리는 "기체가 완전히 불탔으며 주변에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만큼 훼손된 어른과 아이들의 시신이 널려 있었다"면서 "구조작업이 계속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를 당한 여객 중에는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귀향길에 올랐던 아부자 로욜라 예수교 학교의 12-16세 중.고교생 75명이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루세군 오바산조 나이지리아 대통령의 대변인인 페미 파니-카요데는 "오늘 사고는 국가적 비극"이라며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사고는 지난 10월 117명을 태운 벨뷰항공 소속 보잉 737여객기가 라고스 공항 이륙 직후 추락한지 7주만에 발생한 참사여서 나이지리아 항공기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높이고 있다. 지난 91년부터 나이지리아에서는 37건의 항공기 사고가 발생해 91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으며, 나이지리아 공항은 그동안 운영미숙 등으로 국제 항공계로부터 비판을 받아 왔다. 지난 94년 설립된 소솔리소 항공은 현재 국내 6개도시에 취항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사고 기록이 없는 비교적 안전한 항공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포트 하코트는 다수의 외국 석유회사가 몰려 있는 산유업계의 중심지이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민철 특파원 minch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