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들이 선진 투자은행(IB)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최근 "국내 증권사가 종합금융 및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진 IB업무에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며 그 원인으로 전문 역량과 네트워크 파워가 부족하고 영세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위탁매매 비중을 줄이고 자산관리와 IB업무 비중을 높이는 본질적인 문제만 해도 증권사들의 '의욕'만으로 단번에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세계적 IB로 발전하기까지 상당 기간 인적·물적 투자를 감내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키워야 하는 새로운 숙제를 증권사들은 안게 됐다. 당장 IB 등 안정적인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는 힘을 비축하기 위해서라도 자기자본 확충은 꼭 필요한 요건이다. 저가 출혈경쟁도 하루 빨리 끝내야 한다. 대규모 인수·합병(M&A) 중개를 외국 증권사들에 빼앗긴 채 그나마 남아 있는 중소기업 IPO시장에서 벌어지는 '제살 깎아먹기식' 수수료 인하 경쟁이 계속돼서는 곤란하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세계적 수준의 IB 육성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보다 실질적인 여건 조성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사 간 M&A를 통해 몸집을 키울 수 있도록 적극적인 세제 지원도 필요하다. 또 증권회사에서도 투자은행업무와 관련된 여신업무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업계 요구도 끊이지 않고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