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5%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일단 정부와 민간연구소들은 대체로 2~3년뒤면 2만달러 시대 진입이 가능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최근 경기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는데다 내년에도 원.달러 환율이 소폭이나마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는 2008년에 2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가장 높고 늦어도 2009년에는 달성할 수 있다는 것. 6일 한국은행과 민간 경제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1만6천달러선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데 이어 내년에는 1만7천달러를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은 지난해말 발표한 '2005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1인당 GNI를 1만6천900달러로 내다봤으나 올들어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주춤하면서 실제로는 이보다 다소 낮은 1만6천달러대 중후반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1인당 GNI가 1만6천150달러로 작년(1만4천162달러)보다 14.2% 증가하고 내년에는 이보다 7.7% 증가한 1만7천400달러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전망대로라면 1인당 국민소득은 이르면 오는 2007년, 늦어도 2009년에 2만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최근 서민들의 체감경기가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1인당 국민소득이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는 것은 환율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LG경제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 증가율 14.2%에서 환율의 기여도는 무려 11.6%포인트에 달해 명목 경제성장률의 기여도인 4%를 훨씬 웃돌았다. 아울러 한은은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 달러화가 2.4분기 이후에는 다시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어 원.달러 환율이 성장에 기여하는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의 송태정 부연구위원은 "내년 원.달러 환율은 평균 1천5원에 그치고 경제성장률도 올해보다 나아져 1인당 국민소득은 1만7천달러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08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며 "그러나 국민경제 전체의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GDP디플레이터가 낮고 환율 하락폭도 제한적이어서 2009년으로 늦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1인당 국민소득은 95년 1만1천432달러로 처음 1만달러 시대로 진입해 96년 1만2천197달러로 증가했다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1998년 7천355억달러까지 줄어든 뒤 2000년 1만841달러로 재차 1만달러 시대를 맞았다. 이어 2001년 1만162달러, 2002년 1만1천493달러, 2003년 1만2천646달러 등 국민 소득 증가폭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2만달러대 선진국 진입이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회의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