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국고채 3년물 수익률 기준)가 5일 연 5.27%까지 급등,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8일 여는 회의에서 콜금리 인상에 적지 않은 압력을 받게 됐다.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금통위가 지난 10월 콜금리 목표치를 높였을 때만 해도 연내 추가 인상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수출과 생산이 예상 밖의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다 유럽중앙은행(ECB)까지 금리 인상을 단행하면서 채권 시장에서는 '12월 콜금리 인상론'이 조금씩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저물가와 설비투자 부진,불안한 소비 회복세 등을 감안할 때 동결을 점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하는 '2006년 경제 전망'에서 '경제성장률 5%대,소비자물가 상승률 3% 이상'의 기존 전망을 유지한다면 이번 금통위에서 콜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헷갈리는 경제 상황 국내 경제 상황은 여전히 인상 요인과 동결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 경기 측면에서는 지난 10월 산업 생산이 시장의 예상치를 상회한 8%를 기록했고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승한 4.5%로 집계됐다. 수출도 지난 9월 이후 석 달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생산 및 수출 관련 지표에선 이처럼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만 불안 요인도 만만치 않다. 설비 투자는 10월 중 전년동기 대비 1.7% 늘어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증가폭이 미미했다. 소비재 판매도 3.4% 늘어 전달(1.1% 증가)에 비해 증가폭이 커졌지만 비교 대상인 작년 10월의 성적(1.3% 감소)이 부진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덥지 않은 수치다. 금리 인상의 가장 큰 명분이 되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11월 중 1.9%로 한은의 물가억제 목표치(2.5∼3.5%)를 크게 밑돌고 있다. ◆시장,동결-인상 '팽팽' 시장 전망도 인상과 동결로 엇갈리고 있다. 한화증권은 콜 금리 인상 전망을 내놨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분석팀장은 "경기 지표만 보면 인상할 필요가 없지만 그건 10월 콜금리 인상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중요한 것은 지금의 경기가 아니라 내년 경기인데 한은이 내년 내수경기에 상당한 자신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도 경기 회복에 대비한 선제적 금리 인상이 이번 금통위 때도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다. 대우증권은 이에 반해 콜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왕 금리를 중립 수준까지 올려놓기로 한 이상 최대한 빨리 올리는 것이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현재 물가나 경기 상황을 보면 콜금리를 굳이 이달에 또 한 차례 올릴 긴박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