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빅뱅] (2) 투자은행이 기업금융 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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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만삭스는 전통적인 은행업무를 전혀 취급하지 않으면서도 씨티은행 등 세계적인 상업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거대 금융회사로 성장했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JP모건 리먼브러더스 등도 글로벌 상업은행 못지 않은 규모와 수익을 자랑한다.
미국에서 이같이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상업은행과 업무영역을 나눠준 글래스-스티걸법이 있었다.
1920년대에 미국의 거대 은행들은 고객이 맡긴 예금과 보험료로 주식 투자를 했고 수익이 나면 곧 다른 은행을 사들여 덩치를 키워나갔다.
그러나 1929년 대공황은 주식 투자에 몰두했던 은행을 파산시켜 경제 전체를 위기로 몰아넣었다.
대공항의 원인이 은행들의 무분별한 주식 투자 때문이라고 생각한 미국 의회는 1933년 글래스-스티걸법을 제정,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강제로 분리시켰다.
상업은행은 증권시장에 투자하지 못하고 회사채 및 지방채 인수와 위탁매매도 금지됐다.
이 법으로 인해 당시 월스트리트의 큰손으로 꼽히던 JP모건은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를 분리시켜야만 했다.
덕분에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미국 상업은행과의 경쟁에서 벗어나 기업을 대상으로 한 직접금융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다.
글래스-스티걸법은 연기금과 뮤추얼펀드의 성장으로 은행들이 위기에 빠진 1999년에 와서야 폐지됐다.
이를 대신한 새 법안(금융서비스현대화법)은 연방정부의 설립 허가를 받은 은행이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해 증권 보험 등 모든 형태의 금융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의 발효로 인해 씨티그룹이 탄생할 수 있었다.
김태완 기자 twk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