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 앤디 시에 분석가는 28일 내년 일본 엔화의 연착륙(soft landing)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나 언더슈팅(=하락) 우려감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만약 엔화가 급락한다면 아시아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 시에 분석가는 "경기회복에 따른 무역흑자 축소는 엔화에 부정적 현상이다"고 지적하고"디플레와 싸워왔던 초완화 통화정책도 이제는 엔화를 끌어 내리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 빠져 있어 제로금리가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으나 디플레와 유동성 함정에서 빠져 나옴에 따라 과다했던 통화공급은 엔화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따라서 내년 엔화의 언더슈팅 가능성이 다소 뚜렷하다고 판단.또한 엔화는 과거 경험상 오버슈팅 혹은 언더슈팅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하고 과거처럼 반복된다면 바닥 확인전 엔화는 10%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편 시에는 "현 경기사이클에서 신용증가율이 가장 가팔랐던 곳은 중국과 인도였다"고 설명하고"엔화가 급락할 경우 중국 혹은 인도의 자산가격 기대치를 돌려 놓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핫머니 유출을 자극할 수 있어 중국 혹은 인도의 자산가격이 급랭할 수 있다고 우려. 특히 엔화가 상당기간 강세를 보이다 갑작스럽게 급락할 경우 아시아 금융시장에는 최악의 조합으로 다가왔다고 상기시켰다. 가령 1993~95년 달러-엔이 평균 102.5에 머무르면서 한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이전 3년대비 엔화 강세에 적응하고 이는 과다투자와 자산버블을 형성했다.그러나 1997년 엔화 급락세 출현후 동남아시와 한국에서 유동성이 급격히 이탈하고 금융위기로 치달았다. 물론 이번 사이클에서 달러-엔은 2003년 중반이후 108.9로 직전 2년 6개월기간대비 11% 강세에 그치는 등 상대적으로 완만한 절상이다.반면 일본의 초완화 통화정책이 아시아로의 자금유입을 자극, 사실상 엔화 강세와 비슷한 효과를 누려왔다고 평가했다.따라서 엔화 급락에 따른 아시아 금융시장의 잠재된 취약성은 과거와 비슷할 것으로 지적. 시에는 이어 "만약 일본은행(BOJ)이 긴축을 취하면서 완만한 태도로 접근한다면 일본과 아시아의 금융여건 모두 연착륙할 수 있다"고 평가하고 아직까지는 가장 높은 확률을 지닌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은행이 정치집단의 압력에 굴복해 긴축을 질질 끈다면 엔화의 언더슈팅 즉 경착륙이 벌어지고 이틈을 타 헤지펀드들은 엔화와 일본 국채를 매도하려고 덤빌 수 있다고 내다봤다.이같은 엔화의 급락은 아시아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연결. 한편 엔-원 환율과 관련해 앤디 시에는 "생산성, 주식시장 측면에서 상장기업들의 자기자본수익률(ROE) 격차가 원화의 상대 강세를 유도해 왔다"고 분석했다. 수출부문 자산수익률 차이로 원화가 엔화대비 추가로 10% 가량 절상될 수도 있다고 예상한 반면 어느 시점에서는 환율 효과가 (한국) 생산성 잇점을 압도해버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박병우기자 parkb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