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사안 당정협의 심도있게 못해..반드시 뜯어고치겠다" 열린우리당 정세균(丁世均) 의장은 24일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개정과 관련, "삼성 같은 초일류 기업일수록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적용돼야 한다"면서 "삼성만이 예외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 의원총회에서 "슈퍼스타가 룰을 지키지 않고 어떻게 공정한 경쟁이 되겠느냐. 초일류 대기업이 법을 지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시장경제가 올바로 작동하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삼성은 자랑스러운 기업으로 잘못되게 하는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 "그러나 일반 기업보다 금융기관의 건전성은 매우 중요하고, 금산법 개정의 한 축인 기업지배구조 개선은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경제민주화의 한 가치"라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또 "정부가 이 문제(금산법 개정)와 관련해 당정협의를 거쳤다고 하나 당과 이 문제에 대해 제대로 심도있는 협의를 하지 않았다"면서 "비단 이 문제 뿐만 아니라 그간 당정협의를 돌아볼 때 여러 중대사안에 대해 사안의 비중에 맞는 당정협의를 심도있게 하지 못했다"고 정부측도 비판했다. 이와 관련, 정 의장은 "매우 잘못됐다"면서 "시정되고, 반드시 뜯어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정 의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당의 명령을 어기고 나 홀로 가는 정치인이 크게 성공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며 "당론이 만들어지면 이를 존중하고 따르는 게 당원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이런 언급은 "당의 기강을 바로잡겠다"는 일련의 `군기잡기' 발언의 연장선상으로, 주요 정책현안을 놓고 불필요한 내부잡음이 발생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특히 금산법 개정과 검.경 수사권 조정, X파일 특별법, 공직부패수사처 설치 등 민감한 현안의 정기국회 처리를 앞두고 내부단속을 강화하려는 포석도 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어떻게 의원 144명의 의견이 같을 수 있겠느냐"며 "지금까지는 당론이 결정되지 않아 자기 주장을 표출할 수 있었지만 일단 당론으로 결정되면 그것을 존중하고 따라야 국민들이 믿고 의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rh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