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시장을 선점해온 유럽계 기업들이 한국 미국 일본은 물론 중국 토종기업들에 밀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23일 보도했다. KPGM의 토마스 스탠리 이사가 '월간 중국자동차'의 자료를 인용,"유럽 자동차업체들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03년 40%에서 9월 말 현재 21.4%로 떨어져 2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고 말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20여년 전 외국 자동차회사로는 중국에 처음 진출,시장을 석권하다시피 했던 독일의 폭스바겐은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31%에서 올 들어 9월 말 현재 15%로 감소했다. 중국의 상하이자동차 및 이치자동차와 각각 합작공장을 운영 중인 폭스바겐은 1위에 안주하며 구 모델을 고수해온 데다 영업망이 비효율적이고 경쟁사의 가격인하 공세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게 점유율 급락으로 나타났다는 지적이다. 반면 한국 자동차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은 2003년 4.9%에서 올해 11.6%로 배 이상 늘어났다. 베이징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6%에서 9월 말 현재 8%로 불어나 상위 10대 자동차 회사 가운데 점유율 상승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회사들도 점유율을 2003년의 21.9%에서 27.8%로,미국 회사들은 10.4%에서 13.3%로 늘렸다. 둥펑 치루이 등 중국 토종자동차 회사들의 시장점유율도 22.8%에서 25.9%로 늘어났다. 시장 상황이 이렇게 역전되자 폭스바겐은 지난 10월 오는 2009년까지 10~12개의 신모델을 출시하는 것을 골자로 한 '부활 계획'을 발표했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