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장자의 전유물로 여겨져온 헤지펀드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최근 1만달러(1000만원)만 있으면 가입할 수 있는 헤지펀드 상품을 처음으로 출시했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팔아온 헤지펀드 상품은 자산이 1000만달러 이상 있어야 가입할 수 있었던 데 반해 최소 금액 기준을 대폭 낮춘 것이다. 보통 헤지펀드들의 최소 가입 단위는 100만달러 정도다. 또 기존에는 매년 자산의 2% 외에 수익의 25%를 수수료로 뗐지만 이 상품은 자산의 1.95%만 수수료로 받기로 했다. 1.95%라도 일반 펀드 수수료인 1.4%보다는 비싸다. 영국에서도 바클레이 은행이 7000파운드(1200만원)부터 가입시켜주는 헤지펀드 상품을 내놨다. 이 은행은 일반 예금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희망자를 모집 중이다. 새 상품들은 경쟁이 치열해진 헤지펀드 업계가 일반 대중을 상대로 고객 확장에 나서는 신호로 풀이된다. JP모건과 바클레이의 본업은 헤지펀드 운영이 아니라 투자 은행업이지만 고수익 고위험을 추구하는 헤지펀드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자 새로 이 사업을 시작했다. JP모건은 지난해 자산 규모 90억달러인 헤지펀드 하이브리지 캐피털 매니지먼트를 인수한 후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들은 정통 헤지펀드 업체들이 은행이나 기관,또는 백만장자들만 상대했던 것과 달리 일반인들 사이에서 영역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세계 헤지펀드의 자산 규모는 현재 1조100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15년 새 25배나 늘었다. 뉴욕타임스는 이에 대해 헤지펀드의 대중화로 업체 간 과당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투자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높은 수수료 관행이 여전해 투자자와 운영업체 모두의 입장에서 수익 구조가 취약해졌기 때문이다. '헤지펀드리서치'에 따르면 올 들어 업계 평균 수익률은 5.7%를 기록하고 있다. 채권 및 S&P500 수익률보다는 높았지만 2000년대 초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대폭 감소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