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은행, 보험사 등 금융회사의 유동성 규제 완화를 본격 검토하고 나섰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환율 급등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금융사의 자금 공급이 크게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서다.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1일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시장 변동성 확대로 금융사의 재무적 탄력성이 축소돼 자금 공급, 배당 등이 영향받지 않도록 규제 합리화를 위한 과제를 발굴하라”고 지시했다.금감원은 은행 완충자본 비율, 유동성 비율 산출 기준 완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국가별 재량 범위 내에서 글로벌 규제 수준과 비교해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춘다는 구상이다. 보험업권에 대해선 지급여력(K-ICS) 제도 관련 자본비율 규제를 완화해주는 방안을 살펴보기로 했다.최근 환율이 급등하자 금융권에 비상이 걸렸다. 외화부채 평가 규모가 커지면 은행의 대표적 건전성 지표인 국제결제은행(BIS) 자본비율이 하락할 수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은 비상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 3일 달러당 1402원90전에서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1432원20전으로 29원30전 올랐다.주요 금융지주의 지주사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환율이 10원 오를 때 약 0.01~0.02%포인트 떨어진다. 달러 이탈이 가속화하면 외화 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일부 금융지주는 환율이 급등하자 내년 사업계획을 일부 수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금감원은 규제 완화 과제를 발굴해 금융위원회 등과 협의할 예정이다.금감원 관계자는 “건전성 감독 원칙과 감독회계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한도에서 경제와 금융이 원활히 작동하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최한종 기자
앞으로 공시지가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을 보유한 가구도 주택연금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금융위원회는 11일 정례회의에서 하나은행과 하나생명이 신청한 ‘12억원 초과 주택 보유자 대상의 민간 주택연금 서비스’ 등 25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신규 지정했다.현재 공시지가 1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은 주택금융공사의 주택연금 가입이 불가능하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로 부동산에 자산이 치중돼 있으나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는 없었던 노령 가구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KB캐피탈 등 16개 금융사의 ‘클라우드 활용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고객 맞춤형 금융상품 추천, 금융시장 정보 제공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임직원 AI 기반 문서작성 서비스, 소프트웨어 개발 AI 프로그램 사용도 허가됐다.최한종 기자 onebell@hankyung.com
LS전선이 네덜란드 국영전력회사 테네트로부터 5억9982만유로(약 9073억원) 규모의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공급 계약을 따냈다. HVDC는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며 먼 거리까지 송전하는 케이블로, 인공지능(AI) 산업 확산 등으로 전력 효율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LS전선은 테네트의 독일 자회사 테네트오프쇼어와 이 같은 내용의 수주 계약을 확정했다고 11일 공시했다. LS전선은 테네트가 독일에서 진행하는 해상풍력단지 건설 프로젝트에 세계 최고 수준인 525㎸(킬로볼트)급 HVDC 케이블과 기자재를 공급하고 전기접속 공사를 한다. 계약 기간은 2031년 9월 30일까지다.테네트는 유럽 북해에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를 건설하고, 독일과 네덜란드 내륙을 HVDC 케이블로 잇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LS전선은 지난해 말 테네트와 1조5000억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이번까지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계약을 확정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체결된 케이블 납품 계약 중 가장 크다.국내에서 HVDC 해저 케이블을 상용화한 기업은 LS전선이 유일하다. 이번 공급 계약으로 LS전선은 2년 치 일감을 한 번에 확보했다. LS전선의 연간 해저케이블 생산능력은 약 5000억원 규모다. LS전선의 누적 수주액은 이번 계약까지 포함해 약 6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HVDC는 최근 전력망 효율성이 중요해지면서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으로 생성된 교류(AC) 전력을 직류(DC)로 변환해 장거리 대용량 송전을 가능하게 한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공급 확대로 올 3분기(누적 2280억원) 만에 지난해 이익(2325억원)의 대부분을 벌어들였다.박의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