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자금이 미국으로 밀려들고 있다. 경기호조에다 금리상승 및 달러강세가 어우러진 결과다. 몰려드는 자금이 장기채권을 주로 매입하면서 장단기 금리가 역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경기가 후퇴하곤 했었다. 국제자금의 선순환 흐름이 깨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유입 미국 재무부는 지난 9월 중 미국의 채권이나 주식을 사기 위해 해외에서 1181억달러가 유입됐다고 1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 투자자들이 해외 증권에 투자하기 위해 유출한 돈은 162억달러였다. 이를 빼면 미국으로 순유입된 돈은 1019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월간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자본 순유입 규모는 △6월 818억달러 △7월 873억달러 △8월 890억달러 △9월 1019억달러 등으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중 해외 중앙은행 등 공공기관의 증권 순매수자금은 43억달러에 그쳤다. 반면 민간 자금의 순매수 규모는 1138억달러로 전달(835억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주식 순매수 규모도 전달 39억달러에서 246억달러로 급증,5년반 만에 가장 많았다. 회사채 순매수 규모도 402억달러에서 511억달러로 증가했다. 국제 민간자금이 미국의 국공채가 아닌,주식과 회사채를 겨냥해 본격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다. ◆부작용 우려 시각도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뱅크오브뉴욕의 마이클 울포크는 "달러화 강세의 공식은 강한 성장세,지속적인 금리인상,느슨한 재정정책인데 미국에서는 현재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일어나고 있다"며 국제자금의 미국 집중과 달러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제 자금이 장기채를 선호하다 보니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기금리를 올려도 장기금리의 상승세는 상대적으로 더디다. 그러다 보니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졌다. 2년 만기 국채수익률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의 격차는 0.09%포인트에 불과하다. 여차하면 장단기금리가 역전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미국 경기가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 메릴린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0년간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경우는 다섯 번 있었는데 그 이후 1년 안에 경기가 후퇴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를 극복하고 미국 경기의 호조세를 지속시킬 수 있을지가 벤 버냉키 FRB 의장 지명자의 첫 번째 숙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