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17일(한국시간) 정상회담에서 "남북화해와 북핵 6자회담의 두 트랙(tracks)이 상호 보강토록 한미 양국이 긴밀하게 협력.조율한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함께 전할 것"이라고 마이클 그린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아시아담당 선임국장이 밝혔다. 그린 국장은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관해 빈번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가운데 노 대통령은 남북화해 과정이 북한 핵무기프로그램 제거 등을 위한 6자회담 과정과 조화(in concert)를 이루도록 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린 국장은 "한국 정부는 대북 관계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남북대화 진전에 한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일관성있게 분명히 하고 있다"고 말하고 또 "부시 대통령은 남북화해가 한반도에 영구평화를 가져오는 최선의 길이라는 점에서 남북화해를 지지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린 국장은 "우리는 남북화해 정책이 비핵화 목표와 조화롭게 갈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예컨대 정동영(鄭東泳) 통일장관이 김정일(金正日)을 만났을 때 정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가 남북대화 진전에 한 요인이 될 것이라는 점을 아주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이 경주에서 회담한 후 공동발표할 경주선언에 '남북화해와 북핵 6자회담 두 트랙의 조화로운 진행'이 주요 내용중의 하나로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북 정책에 대한 노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간 이견에 관한 질문에 그린 국장은 "두 대통령의 목표는 같으나 때때로 어감(tone)과 강조점이 약간 다른 것은 비무장지대가 한국의 바로 코앞에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린 국장은 "서울과 비무장지대 및 북한 포대간 거리는 백악관과 덜레스 공항만큼 밖에 안되기 때문에 한국으로선 매우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협"이라며 "부시 대통령도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노 대통령을 비롯한 한국 지도자들에게 그렇게 말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린 국장은 일본을 방문중인 부시 대통령이 16일(일본시간) 오후 한국으로 출발하기 앞서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동행기자들에게 이러한 내용의 사전 브리핑을 했다고 백악관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한미동맹 관계에 대해 그린 국장은 "한국 방어와 아시아 안정유지를 위해서 뿐 아니라 세계 다른 지역에 평화와 자유를 심는 데서도 강력한 관계"라고 말하고 양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주한미군 재배치에 관한 "역사적 합의의 이행도 점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주한미군을 한강 이남에 집적 재배치한 결과 주한미군의 노출도와 한국민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을 뿐 아니라 특히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해 훨씬 효율적인 발판(platform)을 (주한미군이)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린 국장의 이러한 말들은 주한미군의 전 세계 대상 기동군화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전략적 유연성 문제에 대한 우회 언급으로 보인다. 그는 주한미군 재배치에 관한 양국간 합의는 "솔직히 말해 노 대통령이 국내의 상당한 반대를 무릅쓰고 내린 큰 결정중 하나이며, 이제는 한국민들에게 환영받는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