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산 햇포도주 보졸레 누보가 17일 본고장 프랑스에서 일제히 출시된다. 프랑스산 포도주 중 가장 빨리 출시되는 보졸레 누보는 중부 보졸레 지방에서 생산되는 것으로 매년 각 나라 시간으로 11월 셋째 목요일 0시에 맞춰 개봉된다. 올해 보졸레 누보는 예년보다 더 많이 숙성되는 등 품질이 좋지만 프랑스 포도주 산업의 총체적인 불황에 따라 역사상 가장 낮은 가격에 나왔다고 현지 업계는 주장했다. 업자간 평균 거래시세가 헥토리터(1 헥토리터=100 리터)당 146 유로로 책정됐는데 지난해엔 헥토리터당 160~170 유로였다. 보졸레 누보가 본국에서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대신 아시아 시장에서는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일본이 지난해 1천250만 병을 수입해 최대 소비국으로 부상한데 이어 올해에도 수입량을 10% 늘렸다. 대만도 지난해보다 10% 증가한 66만 병을 올해 수입했다. 프랑스 포도주 업자들은 이미 지난 7일부터 최대 소비국인 일본 등 전세계 시장으로 수송을 시작했다. 특히 남부 리옹의 생 텍쥐페리 공항에서는 812대의 항공기가 동원됐다. 보졸레 누보는 9월께 포도를 수확해 숙성 기간이 3개월 정도로 짧아 맛이 깊지 않고 신맛이 나지만 신선한 것이 특징이다. 오래 숙성된 깊은 맛을 선호하는 본국에서 잘 팔리지 않자 신선함을 내걸고 전세계에서 동시 출하하는 판매 전략은 대표적인 마케팅 성공사례로 꼽히지만 '상업적 거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프랑스 와인 전문가 앙투안 게르벨은 "보졸레 누보를 칭찬하는 것은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3선을 지지하는 것처럼 우스운 일"이라며 "보졸레 누보의 대부분은 혼이 없이 알코올이 섞인 진부한 와인이 됐다"고 꼬집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파리=연합뉴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