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APEC 숨은 일꾼들] 박진호 총괄부장 "10분만 늦어도 대형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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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호 < 기획단 기획총괄부장 >
"글로벌 기준과 전통문화의 접목이 APEC룰이죠."
인터뷰 내내 휴대전화가 쉬지 않고 울렸다.
질문을 하기가 미안할 정도였다.
박진호 APEC기획단 총괄부장은 연신 "손님을 앉혀놓고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벡스코 2층에 위치한 APEC기획단 CP(지휘소)는 말그대로 전쟁상황이었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돕니다.
2년 동안 흘린 땀의 성과가 이번 일주일 사이에 판가름나는데 솔직히 두렵습니다.
시시각각 벌어지는 각종 회의와 행사를 예정대로 차질 없이 진행시키는 것이 이곳 컨트롤 타워의 역할.박 부장은 "21명의 정상은 물론 4000여명에 이르는 각국 대표단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리하며 정해진 스케줄에 따라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게 해야 한다"며 "돌발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각국 대표단의 출입국 절차에서부터 숙소배정 연회 수송 경호 의전 등 무엇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일들이다.
긴장 때문에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을 수 없을 정도라고 그는 말했다.
행사가 10분만 지연돼도 '대형사고'로 간주된다.
그가 APEC 행사 1주일을 위해 준비한 시간은 만 2년이 넘는다.
2003년 9월 기획단 설립부터였다.
행사의 컨셉트를 잡는 일에서부터 전문가를 뽑아 역할을 맡기고 관련기관과의 유기적 협조체제를 만드는 일까지 기획단의 몫이다.
그는 "행사의 형식과 절차는 글로벌 기준을 따르되 이를 주최국의 전통문화와 접목시켜야 하는 게 'APEC룰'"이라며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 로고 디자인에서부터 정상들의 복장,만찬,문화행사까지 이 같은 'APEC룰'을 따라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3개월간은 휴일도 없이 오전 6시에 출근해 밤 12시 가까이에 퇴근했다"며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잠 한 번 실컷 자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
부산=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