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6:56
수정2006.04.03 06:57
'불황,기술로 넘는다.'
이화전기는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력변환기기 선두업체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작년엔 창사 이래 최대 매출(729억원)을 달성했고 이 같은 성장세는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1956년 설립된 이화전기는 1969년 전력변환기기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최초로 무정전 전원장치(UPS)를 개발했다.
UPS는 정전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연속적으로 전원을 공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로 반도체 생산라인,은행,전산센터,지하철 변전소 등에 필수적인 제품이다.
이화전기는 최근 몇 년새 이름이 두 번 바뀌었다.
지난 2000년엔 '이화전기공업'이라는 기존의 회사명을 '이티아이'로 변경했다.
'굴뚝산업'이라는 냄새가 너무 강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3년이 지난 2003년에는 회사 설립시부터 사용했던 '이화전기공업'으로 되돌아갔다.
이전 기업이름의 브랜드 가치가 변경 후의 영업활동에 따른 이익보다 컸다는 평가가 우세했기 때문이다.
수십년간 유지해왔던 사명이다 보니 시장에서 별도의 법인으로 오인하는 일도 종종 빚어졌다.
UPS 외에 현재 생산되고 있는 주요 제품은 몰드변압기 통신용전원공급장치 철도·지하철 변전설비 등이다.
방위산업 분야에서는 △천마유도탄 변환기(CV-10K) △전술통신 스파이더 전원공급기(TSQ-730K) △30mm 자주대공화기 전력변환기 △해군 전투함정용 주파수변환기(CR-154) △209급 잠수함용 육상충전기 등을 생산,우리 군의 전투력 증강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래 핵심 전투장비인 이지스함 주파수변환기와 패트리어트 미사일 주파수변환기 등을 국산화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이화전기는 해외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시장 진출의 첨병은 이화전기가 독자개발한 에투스(ETUS)라는 제품.지난 3년 동안 20여억원의 연구개발비를 들여 만든 에투스는 완전 디지털방식의 차세대 무정전 전원장치로 지난 2003년 신기술인증(NT)을 획득했다.
에투스는 현재 국내외 300여개 업체에 공급돼 호평을 받고 있다.
이밖에 자동차용 최첨단 전조등(HID램프)용 안정기를 개발,유럽 미국 일본 러시아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이 제품은 2003년10월 프랑스 파리 자동차부품 전시회에 첫 선을 보인 뒤 미국 라스베이거스 자동차부품 전시회와 일본 도쿄 자동차부품박람회 등에 출시돼 해외 바이어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화전기는 이 제품의 올해 수출목표를 60억원으로 잡고 있다.
김종환 대표는 "물질보다는 명예를 중시하는 창업정신을 바탕으로 끊임 없는 연구개발을 통해 한국을 넘어 세계속의 전력기기 업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