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그룹 차원에서 향후 5년간 연구개발(R&D) 분야에 모두 47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마련했다. 삼성은 8일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용인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열린 '2005 삼성기술전' 개회식에서 이같은 중장기 R&D 투자계획을 밝혔다. 삼성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이동통신, 고부가가치선박, 나노소재 등 전자기계.화학분야 핵심기술에 R&D 투자를 집중함으로써 5-10년후 미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해 그룹이 총력을 다해 나가기로 했다. 이같은 R&D 투자규모는 그룹 창립 이후 최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는 △고용량 메모리 △차세대 디스플레이 △이동통신 △디지털 TV △ 차세대 프린터 △시스템 LSI △차세대 대용량 스토리지 △에어컨트롤 시스템 △에너지 △광원 △고부가 선박 △정밀광학기기 △전자재료 등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정해 집중투자할 방침이라고 삼성은 설명했다. 이 가운데 고용량 메모리와 디스플레이, 이동통신, 디지털 TV 등 이미 세계 선두권에 진입한 사업은 2010년까지 현재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다져 나가도록 집중 육성하며 에너지와 광원 등 유망사업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대규모 시장이 형성될 때를 대비해 기반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삼성은 매년 6천명씩 5년간 총 3만명의 연구인력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또 R&D 투자와는 별도로 기초 기술개발과 산학협력 연구개발에 5년간 4조원, 협력업체 경쟁력 강화에 1조2천억원 등 모두 5조2천억원을 투입해 협력업체의 동반성장과 산업 기반기술 육성을 지원할 방침이다. 삼성은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는 2010년이면 차세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캐시 카우(수익 창출원)' 역할을 하는 월드 베스트 제품이 현재 21개에서 50개로 대폭 늘어나 명실공히 세계 초일류 기업의 반열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은 이 같은 전략을 통해 오는 2010년 매출액 270조원, 세전이익 30조원, 브랜드가치 700억달러의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 기술전'은 한해동안 그룹내 연구개발 성과 중 기술적 가치가 뛰어난 분야를 전시하는 행사로 올해 개회식에는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과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최고 경영진과 기술분야 경영진 20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로 5회째인 '삼성 기술전'에는 삼성의 각 계열사에서 출품한 119건의 첨단기술이 전시됐다. 이 행사는 오는 11일까지 삼성종합기술원 인근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체육관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 이 부회장은 개막식 축사에서 "이건희 회장의 1988년 '제2창업'과 1993년 '신경영 선언' 당시부터 삼성은 기술과 인재를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중시해왔다"면서 "이번에 수립한 R&D 계획을 차질없이 실행, 세계가 놀랄 수준의 기술을 개발해 한국 경제의 견인차가 되자"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