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국가혁신 현장을 가다] 외국인 年 100만명 '태국 의료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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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상황이 다르지만 국가혁신의 최종 목표는 똑같다. 바로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세계의 고객들을 자국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목표다. 태국이 세운 비전은 '의료·관광 허브'다. 이미 방문환자 수에서 싱가포르를 제치고 의료허브 종주국으로 달려가고 있는 태국을 다녀왔다.
지난 2004년 한해 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110만명. 싱가포르(연 20만명 추산)에 비해 5배가 넘는 수치다. 연매출도 8억달러 정도로 싱가포르(3억달러 추산)의 2배가 넘는다. 싱가포르가 1992년부터 의료허브 정책을 추진해 대외적인 이미지로는 세계의 환자들을 모두 끌어들이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미 양적인 면에서는 태국이 앞서고 있다는 얘기다.
태국은 이 추세를 타고 지난해 '아시아 의료허브를 위한 5개년 전략'을 내놓으며 종주국 굳히기에 나섰다. △의료서비스 △건강관리 서비스 △허브 제품 판매 등 세 분야에 집중해 2008년엔 16억달러의 의료관광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혁신은 시장에서 만족하지 못한 수요를 찾아내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이미 싱가포르가 블루오션으로 개척해 놓은 의료·관광 서비스 시장에서 태국이 찾아낸 새로운 수요는 무엇일까. 바로 노인이다.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이왕이면 장기체류하면서 받기를 원하는 세계의 노인들이 태국이 찾아낸 새로운 고객층이다.
방콕 사미띠벳 종합병원의 니티왓 원장은 "싱가포르에 비해 30% 수준의 진료비에다 월 생활비가 300∼400달러에 불과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 평균 1200~1600명에 이르는 외국인 환자 중에 노인 환자가 이미 약 35%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태국 최고의 종합병원으로 꼽히는 범릉랏(Bumrungrad)도 '활기찬 삶(Vitallife)' 프로그램을 마련해 노인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질병을 미리 진단한 뒤 호르몬 치료법과 노화방지 프로그램,적당한 운동 등을 환자 개개인에 맞게 맞춤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태국에서 가장 큰 병원인 방콕 파타야(Bangkok Pattata)병원도 슈퍼사이트(supersight) 시술을 통해 노인 관광객 유치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슈퍼사이트는 거리에 상관없이 밝은 시력을 가질 수 있도록 50대 이상의 원시를 가진 환자를 위해 고안된 안과 수술.
이 병원의 네일 이사(국제마케팅담당)는 "이 시술이 가능한 병원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독일과 우리 병원뿐"이라며 "노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돋보기 안경이나 이중초점 안경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안과 수술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태국을 이왕 방문하는 김에 장기적으로 머물면서 관광도 즐기려는 부자 노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들 실버층을 위한 패키지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노인 고객 외에 태국이 주목하고 있는 고객집단은 여성과 어린이들이다. '태국으로 휴가온 김에' 성형수술이나 피부관리,다이어트 등도 함께 해보고 싶어하는 여성 관광객들의 마음을 잡은 대표적 병원이 바로 얀희(Yanhee)다. 이 병원 체중조절 센터에선 약물·허브요법을 통해 '건강한' 체중 감량을 컨설팅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이 병원에서 개발된 약물·허브요법은 현재 유사 약물이 국외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뷰티 클리닉을 찾는 한국인 의료ㆍ관광 방문객도 매년 40~50% 가까이 늘고 있다. 얀희 병원의 코디네이터인 시니눗씨는 "쌍꺼풀 수술비가 450달러(45만원),지방흡입수술 1000달러(100만원),유방확대수술 2100달러(210만원) 등 한국의 절반 가격으로 즉시 시술할 수 있다"며 "태국을 찾는 한국 환자의 대부분은 뷰티 클리닉을 받으러 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의료서비스는 중장기 전략에 속하지만 태국이 많은 신경을 쓰는 분야다. 신생아 때부터 태국에서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해 '평생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사미띠벳(Samitivej) 종합병원의 '어린이 건강 연구소(Child Health Institute)'는 신생아 때부터 정기검진과 담당의사의 맞춤형 의료서비스로 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다. △알레르기 센터 △어린이 당뇨병 센터 △체중 조절 센터 △청소년 센터 등 어린이 종합건강센터를 지향하고 있는 이 연구소는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인형과 놀이 기구로 가득 차 있어서 병원이 아닌 놀이방으로 느껴질 정도다.
태국 관광청 차루붕 패나논 이사는 "태국은 싱가포르에 비해 종합병원이 많아 시술항목이 다양하고 의료비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라며 "치료는 물론 해수욕이나 골프,마사지 등 관광에 드는 비용을 모두 합해도 선진국에서 드는 의료비용보다 저렴하다"고 강조했다.방콕·파타야(태국)=신희철
한경 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ksk3007@hankyung.net
지난 2004년 한해 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110만명. 싱가포르(연 20만명 추산)에 비해 5배가 넘는 수치다. 연매출도 8억달러 정도로 싱가포르(3억달러 추산)의 2배가 넘는다. 싱가포르가 1992년부터 의료허브 정책을 추진해 대외적인 이미지로는 세계의 환자들을 모두 끌어들이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미 양적인 면에서는 태국이 앞서고 있다는 얘기다.
태국은 이 추세를 타고 지난해 '아시아 의료허브를 위한 5개년 전략'을 내놓으며 종주국 굳히기에 나섰다. △의료서비스 △건강관리 서비스 △허브 제품 판매 등 세 분야에 집중해 2008년엔 16억달러의 의료관광 매출을 올리는 게 목표다.
혁신은 시장에서 만족하지 못한 수요를 찾아내는 것이 그 출발점이다. 이미 싱가포르가 블루오션으로 개척해 놓은 의료·관광 서비스 시장에서 태국이 찾아낸 새로운 수요는 무엇일까. 바로 노인이다. 저렴한 의료서비스를 이왕이면 장기체류하면서 받기를 원하는 세계의 노인들이 태국이 찾아낸 새로운 고객층이다.
방콕 사미띠벳 종합병원의 니티왓 원장은 "싱가포르에 비해 30% 수준의 진료비에다 월 생활비가 300∼400달러에 불과한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루 평균 1200~1600명에 이르는 외국인 환자 중에 노인 환자가 이미 약 35%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태국 최고의 종합병원으로 꼽히는 범릉랏(Bumrungrad)도 '활기찬 삶(Vitallife)' 프로그램을 마련해 노인 관광객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질병을 미리 진단한 뒤 호르몬 치료법과 노화방지 프로그램,적당한 운동 등을 환자 개개인에 맞게 맞춤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태국에서 가장 큰 병원인 방콕 파타야(Bangkok Pattata)병원도 슈퍼사이트(supersight) 시술을 통해 노인 관광객 유치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슈퍼사이트는 거리에 상관없이 밝은 시력을 가질 수 있도록 50대 이상의 원시를 가진 환자를 위해 고안된 안과 수술.
이 병원의 네일 이사(국제마케팅담당)는 "이 시술이 가능한 병원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독일과 우리 병원뿐"이라며 "노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돋보기 안경이나 이중초점 안경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안과 수술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태국을 이왕 방문하는 김에 장기적으로 머물면서 관광도 즐기려는 부자 노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라며 "이들 실버층을 위한 패키지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
노인 고객 외에 태국이 주목하고 있는 고객집단은 여성과 어린이들이다. '태국으로 휴가온 김에' 성형수술이나 피부관리,다이어트 등도 함께 해보고 싶어하는 여성 관광객들의 마음을 잡은 대표적 병원이 바로 얀희(Yanhee)다. 이 병원 체중조절 센터에선 약물·허브요법을 통해 '건강한' 체중 감량을 컨설팅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이 병원에서 개발된 약물·허브요법은 현재 유사 약물이 국외로 유출되는 사건이 발생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뷰티 클리닉을 찾는 한국인 의료ㆍ관광 방문객도 매년 40~50% 가까이 늘고 있다. 얀희 병원의 코디네이터인 시니눗씨는 "쌍꺼풀 수술비가 450달러(45만원),지방흡입수술 1000달러(100만원),유방확대수술 2100달러(210만원) 등 한국의 절반 가격으로 즉시 시술할 수 있다"며 "태국을 찾는 한국 환자의 대부분은 뷰티 클리닉을 받으러 오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의료서비스는 중장기 전략에 속하지만 태국이 많은 신경을 쓰는 분야다. 신생아 때부터 태국에서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해 '평생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사미띠벳(Samitivej) 종합병원의 '어린이 건강 연구소(Child Health Institute)'는 신생아 때부터 정기검진과 담당의사의 맞춤형 의료서비스로 어린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다. △알레르기 센터 △어린이 당뇨병 센터 △체중 조절 센터 △청소년 센터 등 어린이 종합건강센터를 지향하고 있는 이 연구소는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인형과 놀이 기구로 가득 차 있어서 병원이 아닌 놀이방으로 느껴질 정도다.
태국 관광청 차루붕 패나논 이사는 "태국은 싱가포르에 비해 종합병원이 많아 시술항목이 다양하고 의료비가 저렴한 것이 특징"이라며 "치료는 물론 해수욕이나 골프,마사지 등 관광에 드는 비용을 모두 합해도 선진국에서 드는 의료비용보다 저렴하다"고 강조했다.방콕·파타야(태국)=신희철
한경 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ksk3007@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