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테크 A to Z] (4) 보험가입 양보다 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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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에서 중간 간부로 일하는 최석원 팀장(40)은 최근 대학 동창의 권유로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했다.
다니던 회사를 6개월 전에 그만두고 전문 보험설계사로 새출발한 대학 동창의 권유반,강요반에 못 이겨 월 15만씩 불입하는 변액연금보험에 든 것이다.
최 팀장은 친구와 헤어진 뒤 '현재 갖고 있는 보험은 몇 개나 될까'하는 궁금증을 갖게 됐다.
"줄잡아 5∼6개는 되는 것 같은데…" 하지만 그는 정작 중대 사고가 일어났을 때 제대로 혜택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자신하지 못했다.
최 팀장과 같은 사례는 드물지 않다.
보험료 부담이 크다는 생각을 하면서도,자신이 어떤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지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령화와 조기퇴직 등으로 보험의 중요성이 날로 강조되고 있지만,보험 가입은 꼼꼼히 짜여진 계획이 아니라 주변의 권유 등에 따라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는 탓이다.
삼성생명 이상윤 LC(라이프컨설턴트)는 "보장성 보험료의 적정 지출비중을 가구소득의 최대 10%로 보고 있다"며 "현재 몇 개의 보험에 가입하고 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과 가족에게 필요한 보험을 준비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사한 보험을 서둘러 정리하고 종신 및 건강을 중심으로 보유한 보험상품을 서둘러 재편하라고 조언했다.
◆가족을 위해 종신보험은 기본
30,40대 가장이 갑작스런 병이나 사고로 사망하면 유족들은 심각한 경제적 곤란을 겪게 마련이다.
따라서 자신이 사망했을 때 가족들이 무조건 보험금(일반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이 반드시 필요하다.
종신(정기)보험,CI(Critical Illness) 등이 대표적으로 이는 자신이 아닌 가족을 위한 보험이다.
특히 CI는 종신보험과 건강보험의 장점을 결합한 상품으로 암과 뇌졸중 등의 질병을 종신토록 보장하면서 일반 사망 때도 정해진 보험금이 지급되는 게 특징이다.
40세 가장이 사망보험금 1억원짜리 기본 상품에 가입할 경우 CI보험은 보험료가 월 32만∼34만원,종신보험은 30만원 안팎이다.
정기보험은 종신보험이나 CI보험과 달리 60세,65세 등 미리 약정한 기간까지만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대신 보험료는 훨씬 저렴하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사람은 종신보험이나 CI보험에,보다 싼 값에 보험 가입을 원하는 사람은 기간을 정해서 보장받을 수 있는 정기보험을 활용하되 별도의 건강보험을 준비하는 게 바람직하다.
◆종신보험 가입시 특약 통해 보장범위 넓혀야
서구화된 식생활,과중한 스트레스 등으로 30,40대의 암이나 혈관질환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이들 질병에 대비한 건강보험에도 꼭 가입하는 게 좋다.
치명적 질병에 걸릴 경우 일반적으로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은 나와 가족을 함께 위하는 보험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종신보험 CI보험 등에 가입하는 경우에도 특약 등을 통해 보장범위를 넓히는 게 일반적이다.
일반 건강보험 가입 때는 언제까지,그리고 어느 정도 범위까지 보장해 주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한 예로 특정한 종류의 암에 대해서만 60세까지 보장해 주는 건강보험에 든 A씨의 경우 61세 때 해당 암이 발병하거나 60세 이전이라도 다른 종류의 암에 걸리면 혜택을 받지 못한다.
얼마 전부터는 80세까지 보장하는 일반 건강보험이 많이 나오고 있다.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인생 100년'에 대응해 보장기간을 최대한 길게 잡는 게 좋다.
이외에 노후생활을 위한 개인연금의 하나로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특히 연금보험은 은행 등과 달리 일정한 기간이 아니라 사망 때까지 지급받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어 장기 생존 때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