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장은 "위안화 환율이 더 자유롭게 변동해도 중국 경제는 이를 수용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언론들이 지난 5일 보도했다. 현재 위안화는 달러화에 대해 전날보다 ±0.3% 범위 안에서 통제되고 있다. 저우 행장은 지난 4일 칭화대와 세계은행이 베이징에서 공동 주최한 '중국 경제발전 국제포럼'에 참석,"농촌이 제공하는 저가 노동력과 민영 기업의 발전이 환율 개혁과 유가 상승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탄력성을 중국 경제에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존 스노 미국 재무장관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지금보다 환율의 유연성을 확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9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위안화 환율 변동폭을 확대하는 추가 환율 개혁이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미국 정계도 변동폭 확대를 강력히 바라고 있다. 지난 2일 스노 장관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위안화를 추가 절상하지 않을 경우 중국산에 고관세를 부과하는 법안'을 주도하고 있는 찰스 슈머 상원의원(민주당) 등과 만났다. 전문가들은 "스노 장관과 그린스펀 의장이 지난 6월에도 중국이 곧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이들 의원을 설득했고 이어 중국이 환율 개혁을 단행했다"며 "이번에도 그같은 상황이 연출될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변동폭 확대에 대해 중국 내 목소리가 통일돼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월 하순 우샤오링 인민은행 부행장은 "위안화 절상은 대세지만 올해 안에 변동폭이 확대된다고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혀 중국 정부 내에서도 이견이 존재함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현재의 변동폭 범위 안에서 절상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중국 정부는 7월21일 환율 개혁 이후 "더 이상 정부 주도의 인위적인 위안화 절상은 없고 시장에서 가치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혀왔다. 이후 위안화는 100여일 동안 고작해야 하루 변동폭 수준(0.3%) 절상돼 절상속도가 지나치게 느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저우 행장도 지난 4일 "위안화 절상이 중국 수출에 커다란 손실을 입힐 것이라는 일부 경제학자의 주장은 지나친 우려"라고 말해 종전보다 빠른 수준의 절상속도를 용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4일 중국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당 8.0856위안에 마감됐다. 2개월짜리 선물은 달러당 8.0500위안에 거래돼 위안화가치가 2개월 뒤 0.44%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