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과 전망(view).' 청계천 주변에서 손님을 끌려면 둘 중 하나는 꼭 갖춰야 할 것 같다. 자유롭게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거나 청계천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외식·의류업체의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패밀리 레스토랑 베니건스 광화문점은 지난달 매출이 청계천 복원 전인 9월에 비해 30%가량 급증할 정도로 최고의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점포가 위치한 무교동이 청계천의 시작점으로 유동 인구가 풍부한 덕분이라지만 베니건스 관계자는 "지난달 1일부터 화장실을 일반에게 개방한 효과도 큰 것 같다"고 귀띔했다. 광화문점에서 주말 하루에 소진되는 세면용 티슈는 5만원어치를 넘나든다. 청계천 복원 첫날인 지난달 1일부터 3일까지는 하루에만 평균 20만원어치씩 들어갔다. 다른 매장에서 일주일 동안 쓸 분량을 하루에 다 쓴 셈이다. 화장실을 이용하는 고객이 대부분 실질 구매 고객으로 이어지면서 10월 주말 고객수가 1600여명으로 전달에 비해 50% 가까이 급증했다. 동대문 평화시장도 '화장실 효과' 덕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박재구 전무는 "화장실을 이용한 손님들이 미안해서라도 티셔츠 한 장씩은 사주는 덕에 청계천 효과를 짭짤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진 이유는 청계천이 '3무(無)'로 불릴 정도로 화장실 매점 휴지통 등 3가지 시설이 태부족하기 때문. 종로타워 빌딩 33층에 자리잡고 있는 신라호텔 직영 '탑클라우드'는 좋은 전망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하루 평균 매출이 10월 들어 전달에 비해 100만원가량 늘었고 평소 2∼3건 정도이던 돌잔치 결혼식 등도 10월엔 10건이나 치러졌다"고 말했다. 이곳은 네 면이 모두 타원형 유리벽으로 이뤄져 있어 서울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