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현 비 송혜교 등 국내에서 토종 브랜드 광고 모델로 활약 중인 한류 스타들이 중국 등 해외에 나가 동종업계 광고에 겹치기 출연하는 사례가 속속 늘고 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코리아' 브랜드를 높인다는 긍정적 평가와 함께 아무리 해외라도 동종업계 광고에 겹치기 출연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프리미엄 샴푸 '엘라스틴' 모델로 5년째 활약 중인 영화배우 전지현은 최근 LG생활건강과 1년 연장 계약을 맺으면서 중국에서는 다국적 기업 P&G의 헤어케어 브랜드 '팬틴'과도 모델 계약을 체결했다. P&G가 중국 내 '팬틴'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한류 스타의 대표 주자인 전지현을 모델로 기용한 것.'엘라스틴'은 현재 내수시장에만 집중,중국에서 '팬틴'과 맞부딪칠 일은 없지만 국내 프리미엄 샴푸 시장에서는 1∼2위를 다투며 팽팽하게 맞서는 경쟁 브랜드다. 가수 비도 최근 일본계 화장품 회사 DHC홍콩과 화장품 모델 계약을 맺어 비가 출연하는 TV CF가 현재 홍콩에서 방영 중이다. 비는 그러나 국내에선 LG생활건강의 남성화장품 '보닌' 모델로 LG와의 계약 만료는 약 5개월이나 남은 상태다. 지난 2001년부터 색조 전문 화장품 '에뛰드'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송혜교 역시 중국에선 P&G의 화장품 브랜드 '올레이'의 모델로 활동 중이다. 이들 한류 스타의 경우 활동 무대가 서로 달라 법적으론 아무 문제가 없지만 경쟁사 모델로 나선 것을 두고 도의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LG생활건강측은 "전지현이나 비 모두 계약서상에 '국내 동종업계 광고출연 금지' 조항만 적용하고 있어 법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면서도 "사전에 아무런 통지도 없이 이런 일이 벌어져 섭섭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한류 스타들이 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것은 '코리아' 브랜드를 높인다는 측면에서 고무적인 일"이라면서도 "국제화 시대에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 많이 진출하는 것을 감안하면 해외에서도 동종업계 광고에는 출연하지 않는 게 상식에 맞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