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이 해저드(벙커ㆍ워터해저드)에 들어갈 경우 골퍼들은 아주 조심해야 한다.


해저드에서는 규칙이 다른 곳보다 더 엄격하게 적용되기 때문이다.


CJ나인브릿지클래식 2라운드에서 송보배(19)는 하마터면 2벌타를 받을 뻔했다.


송보배 자신뿐 아니라 동반 플레이어였던 한희원이나 질 맥길은 물론 미국LPGA투어 경기위원까지도 규칙을 잘못 해석한 탓이다.


◆문제의 상황


송보배는 클럽나인브릿지 18번홀(파5) 그린 왼편 벙커에서 세 번째 샷을 했는데 볼이 2m 전진하는 데 그쳐 벙커를 탈출하지 못했다.


그러자 캐디가 벙커샷을 한 곳을 고무래로 골랐고,이를 본 동반자들이 "2벌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블보기를 한 송보배는 2벌타를 더해 그 홀 스코어를 '9타'로 생각하고 스코어카드를 내려던 중 때마침 그곳에 있던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A) 경기위원에게 그 상황을 얘기했다.


경기위원은 "벌타가 아니다"고 말했다.


송보배는 이번엔 미LPGA 경기위원에게 물어보았는데 그 사람은 "2벌타가 맞다"고 해석했다.


KLPGA 경기위원은 다시 김광배 경기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본 뒤 미국 경기위원에게 "벌타가 아니다"고 해석해 주었고,미국 경기위원 역시 경기위원장인 수 위터스에게 확인한 뒤 "벌타가 아니다"고 정정했다.


◆최경주 사례


최경주는 3월 미국PGA투어 베이힐인비테이셔널 때 벙커샷한 볼이 벙커를 탈출하지 못하자 벙커샷한 자리를 발로 평평하게 했다.


이 광경을 본 AP통신의 골프전문기자 더그 퍼거슨이 '모래상태 테스트'라고 생각한 뒤 경기위원에게 제보했다.


그러나 경기위원은 "벌타가 아니다"고 판정했다.


◆박노석 사례


박노석은 신한동해오픈이 열린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 9번홀(파4)에서 티샷이 그린앞 벙커에 빠졌다.


벙커샷은 8m 전진하며 다시 벙커에 떨어졌다.


두 번째 벙커샷을 하기 전,박노석의 캐디가 처음 벙커샷을 한 곳을 고무래로 골랐다.


이를 본 경기위원과 동반자(최경주 김종덕)들이 '벌타'라고 주장했다.


박노석은 그 홀 스코어가 파에서 졸지에 더블보기(2벌타 포함)가 됐고,그것은 그대로 인정됐다.


선수와 경기위원이 모두 착각한 대표적 케이스다.


◆결론


규칙 13조4항c 예외조항에는 '라이를 개선하거나 다음 플레이에 원조를 하지 않는다면,스트로크한 후 플레이어나 그 캐디는 해저드 안의 모래나 흙을 평탄하게 고를 수 있다'고 돼 있다.


따라서 세 사례는 벌타가 따르지 않는다.


벙커샷을 한 곳과 볼이 멈춘 지점은 2m 이상 떨어져 있어 라이개선이나 플레이원조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단,평평하게 해놓은 자리에 공교롭게도 두 번째 벙커샷을 한 볼이 멈출 경우엔 2벌타가 따른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