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중앙로에 독특한 컨셉트의 패션·뷰티 매장들이 잇따라 들어서고 있다. 브랜드마다 차별화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화장품 가게에 대형 침대를 갖다 놓고 패션 매장에서 애완용 새까지 키울 정도다. 에뛰드는 최근 서울 명동 중앙로에 10대 후반을 겨냥한 화장품 브랜드숍(플래그십 스토어)'에뛰드 하우스'(2층 48평)를 개장했다. '소녀들의 꿈을 이뤄주는 달콤한 상상의 집'이라는 브랜드 컨셉트를 부각시키기 위해 건물 외관을 동화책 속에 나올 법한 분홍색 집으로 꾸몄다. 건물 내부엔 커튼이 드리워진 대형 침대,핑크빛 화장대 위에 스킨 에센스 립글로스 등의 제품을 전시하고 진열대도 인형의 집 형태로 만들어 총 90가지 색상의 아이섀도를 선보였다. 오는 28일엔 3층도 개장,주말마다 홍대 앞 놀이터에서 열리는 '희망시장' 소속 아마추어 작가들이 만든 모자 목도리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고 미니 콘서트,마임 공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에뛰드 관계자는 "요즘 명동에선 '재미없는 매장은 퇴출 1순위'라는 말까지 나돌 정도"라며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다양한 문화 체험 기회를 제공해 새로운 가치를 심어주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에뛰드 하우스' 바로 옆에는 캐주얼 의류업체 지엔코가 지난달 개장한 '바이 엘록'(2층 55평)이 자리잡고 있다. 자연친화적 분위기의 매장으로 야외 정원에서 식사하는 것처럼 와인 잔이 놓여진 테이블 주변에 나무를 심고 애완용 새까지 키워 실제 애완용 새 울음소리도 들을 수 있게 했다. 지엔코 관계자는 "예전엔 무조건 매장만 크게 만들어 놓고 '플래그십 스토어'라고 했지만 이젠 크기만으로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기 힘들다"며 "업체마다 차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매장 인테리어나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순 문을 연 리바이스 매장은 광산에서 모티브를 따 왔다. 미국 서부 개척시대에 광부들의 작업복으로 탄생한 리바이스 청바지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도르래 로프 수레바퀴 등을 갖다 놓고 광산굴 속 버팀목을 연상시키는 목재로 내부를 꾸몄다. 속옷업체 좋은사람들도 지난 21일 리바이스 매장 근처에 드레싱룸 분위기가 나게 매장을 꾸민 패션 란제리 브랜드 '섹시쿠키' 명동 직영점(25평)을 오픈했다. 글=이방실·사진=김영우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