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모뎀칩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휴대폰이 나왔다. 반도체 벤처기업인 이오넥스는 24일 자사가 개발한 CDMA2000 1X 모뎀칩과 프로토콜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휴대폰이 SK텔레콤용으로 출시됐다고 밝혔다. 이오넥스는 모뎀칩과 소프트웨어 개발에 500억원 이상 투입했고 2년간의 시험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비슷한 휴대폰을 낸 적이 있긴 하나 CDMA 원천기술 보유자인 미국 퀄컴과의 관계 때문에 출시 직후 포기했다.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퀄컴의 휴대폰 핵심칩과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위해 연간 3조원가량 사용하고 있다. 이오넥스의 국산 칩이 장착된 휴대폰은 130만 화소 카메라폰으로 LG전자가 제조했다. 이 휴대폰은 플랫폼(휴대폰 운영 소프트웨어)으로 국내에서 개발된 위피(WIPI)가 장착됐으며 '네이트''모네타온' 등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지원한다. 전성환 이오넥스 사장은 "이번에 나온 휴대폰은 100% 국내 기술로 개발된 모뎀칩과 소프트웨어를 장착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퀄컴이 지배해온 세계 CDMA 휴대폰 모뎀 시장에 변화를 가져오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오넥스는 EV-DO 리비전 규격 호환 모뎀도 내년 상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는 최고 100Mbps의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며 3.5세대(HSDPA)와 2세대(GSM) 서비스 등 모든 규격을 호환하는 3.5세대 모뎀도 내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통신업계는 국산 칩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함에 따라 CDMA 칩 수입에 따른 막대한 외화 지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을 채택하는 휴대폰 제조업체가 퀄컴사의 압력을 이겨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