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김치의 위생 문제가 연일 도마에 오르자 불똥이 국내 수출업체들에까지 번지고 있다. 일본 수출을 위해 중국 베이징 인근에 김치 제조공장을 운영 중인 동원F&B 관계자는 "납 김치 파동 이후 사실상 가동을 중단한 상태"라면서 "일본인 바이어들이 국내 보도 내용을 듣고 납이 없다는 걸 증명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격을 끌어내리기 위한 책략"이라며 "한 해 일본 수출 물량 중 중국에서 제조해 나가는 게 5분의 1 정도 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가 큰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문가들은 이번 김치 파동으로 인해 국내 김치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정부의 '일회성' 발표로 포장 김치 전반에 불신이 확산,관련 산업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치 수출은 올 들어 6월까지 5318만달러에 달한다. 지난해엔 수출 식품 가운데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절임배추를 들여와 국내에서 제조하면 원산지 표지 규정상 한국산으로 둔갑한다는 걸 일본인들도 알고 있다"면서 "향후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국내산 김치의 수출길도 어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